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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좌담회]'상속세', 이대로 좋은가?-(下)

"가업상속공제→기업상속공제 변경하고 요건도 완화해야"

  • 보도 : 2019.02.19 08:05
  • 수정 : 2019.02.19 08:05

좌담회

우리나라에는 100년 이상 생존하는 장수기업은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만 3만3069개, 독일은 1만73개로 알려져 있다. 왜 우리는 장수기업을 많이 갖고 있지 못할까.

창업주들이 자식에게 가업(家業)을 물려주고 싶지만 고율의 상속세 부담이 '걸림돌'이다. '상속세를 부담하고도 정상적으로 살아남을 기업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지적이 괜한 말이 아니다.  

일정 규모 이하 기업의 경우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공제제도가 있지만, 매우 까다로운 요건 탓에 제도를 이용할 엄두 조차 내기 힘든 실정이다. 이렇게 징벌에 가까운 과세체계 때문에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의 유혹에 빠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사회자 = 현재 가업상속공제제도 어떻게 보는지.

신상철 = 세율도 세율이지만 가업승계와 관련한 가장 현실적 문제는 '회장님'으로 지칭할 수 있는 선대의 문제다. 선대가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상속을 하려면 '사망'이라는 유인이 발생해야 하는데 선대가 장수하면서 뒤를 이을 자녀들의 나이도 50~60세 수준으로 다가와 있다.

신상철 좌담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업상속공제가)원 취지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10년 동안 상속세제를 개선해왔는데 이 부분까지는 깊게 고민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다. 즉 가업상속공제는 '증여공제' 부분으로 개선해야 되는 게 맞다고 본다.

선대가 장수를 하다보면 모든 의사 결정이 느려지고 신속성이 떨어지게 된다. 선대든 후대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시점에 기업경영을 물려주던지 해야 한다. 실제 제가 분석해 보니 50년 이상 장수기업의 CEO가 모두 60대였다. 이 분들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업상속공제를 현재 체계로 놔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회자 = 상속공제 요건이 까다롭다보니 자회사를 하나 세워 자식 명의 회사가 돈을 벌도록 일감을 몰아주는 등 편법을 쓰도록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용민 = 상속세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게 즉효약이다. 일본은 사전증여제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고 있는데 금액이 적을뿐더러 그 정도 수준으로는 기업을 일으키기가 어렵다. 

김용민 좌담회

(가업상속공제의 경우)지금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만 하고 있다. 대기업은 반재벌 정서가 너무 강해 대상도 되지 않는다. 상속세 과세체계를 단순화하고 세율을 인하해서 기업들이 기업 유지에 대한 불안감 없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영록 = 가업상속공제를 도입할 때는 '가업' 승계에 대한 지원제도를 설계했기 때문에 사전요건(가업).사후관리요건(가업유지)이 엄격할 수 밖에 었었다.

그러다보니 기업환경은 변하는데 업종변경 금지 등 사후관리요건이 불합리한 것 아니냐의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 기업들의 요구는 가업승계가 아니고 기업승계라고 본다.

최영록 좌담회

또한 현행 가업상속공제는 단순한 공제가 아니고 이른바 이월과세제도, 즉 상속세를 폐지한 국가에서 도입.시행하고 있는 자본이득과세제도라고 보면 된다. 자본이득과세제도가 기업승계에 우선 도입.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김용민 = 가업상속공제 명칭도 좀 바꿔야 한다고 본다. '기업상속공제'로 바꿔야 한다. 기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상속을 허용하되 전문경영인 등을 고용하여 기업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제도를 보완해 주면 일자리 등 경제전체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계속 낼 수 있다. 

백운찬 = 현 가업상속공제에서 상속인 요건이 18세 이상이어야 되고, 상속기간까지 임원, 2년 이내에는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해도 되는 것이데 꼭 기업을 상속받은 자녀들이 대표이사를 맡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좌담회

일반기업들도 상속 문제가 있지만 농업 상속과 관련한 제도(영농상속공제)에 대해서도 보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기업 지원 대비해 농업 분야 상속 지원확대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현재 공제한도가 15억원으로 되어 있는데 2배 이상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전반적인 농업발전에도 순기능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신상철 = 애초 가업상속공제 제도 도입 과정에서 출발점은 전통적이 노하우가 있고 그걸 계승해야 될 그 분들, 즉 '장인(匠人)기업'을 키우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업상속이 아닌 가업상속이라는 용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제도는 많이 달라졌고,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도 일반기업들이기 때문에 가업상속이라는 용어는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일본은 100년 된 기업이 3만3000개다. 이런 기업들 중에서 매출액이 10억엔 미만이 70%다. 100년 된 기업의 70%는 소규모 기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법인 위주로 되어 있다. 소상공인들이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제도가 보완이 됐으면 좋겠다.

김용민 = 첨언을 하자면 지금은 가업상속공제가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 이는 용어로 인해 불거진 측면도 크다. 용어부터 바꾸고 원활한 기업상속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면 좋은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상철 =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가업을 상속받은 경우 사후관리 요건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독일의 경우 '총임금 유지'라는 요건으로 통제하고 있다. 

쉽게 말해 임금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라는 것이다. 고용이 줄더라도 소속 근로자의 월급액이 늘어야 하니 경제 전체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영록 = 현행제도는 기업상속에 대한 지원의 당위성을 고용유지에 두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지 10여년이 되었으므로 사후관리요건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는 있다. 다만 고용이 최대현안인 만큼, 고용유지요건의 변경.완화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가업상속과 관련해 사전증여 부분을 확대.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왜 사전에 자식에게 기업지분을 넘겨야 하고 그기에 지원해야 되냐'는 반론이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김용민 = 고용유지 요건을 인수로 하는 것도 좋지만 독일처럼 총액으로 하면 현 정부의 경제정책기조인 소득주도 성장하고 부합하는 것 아니겠나. 근로자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소비가 많아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탄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자 = 기업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상속세 문제도 문제지만 최근 명칭 변경 등 접대비와 관련한 제도 개선 목소리도 많다. 

김용민 = 접대비를 '거래증진비' 등 부드러운 용어로 바꾸는데 찬성한다. 그보다는 먼저 시각을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다.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으로 일하면서 본 사례다.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홍보하는데, 대학병원 내 구내식당이 변변치 않아 근처 식당에서 의사 등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며 홍보를 했다. 그런데 국세청이 왜 구내식당 놔두고 밖에서 더 비싼 음식을 제공했느냐며 전부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접대비로 판단해 과세한 사례다. 

우선은 국세청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세제실도 바꿔야 한다. 판매와 직접 관련이 되면 당연히 판매촉진비로 인정해야 한다. 거래상대방의 실명이 드러나고, 판매와 직접적 관련이 있으면 인정해주어야지 이를 비용인정 하지 않는 태도는 고쳐야 한다.  

백운찬 = 개인적으로 명칭 변경은 반대다. 접대비 명칭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모든 세법에 그 용어가 있는데 (바꾸면)많은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명칭변경보다는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접대비 공제한도를 늘린다는지, 적용 범위를 명확하게 해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최영록 = 명칭을 거래증진비로 하면 한도를 둘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한도를 두느냐, 다른 비용과의 구분 등 본질적인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명칭 변경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도를 확대하는 부분은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신상철 = 법률 용어와 현장 용어가 달라진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용어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35%, 그냥 두는 것이 좋겠다가 17%였다. 바꾸자는 쪽이 2배로 많지만, 실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은 한도를 늘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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