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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 최소합격인원 증원 논란, 누구의 말이 맞나

  • 보도 : 2019.01.22 08:06
  • 수정 : 2019.01.22 14:31

국세청 제56회 세무사 시험 최소합격인원 700명 확정
전년대비 70명(11%) 증원…"세무대리 수요 늘어 필요하다"
세무사회 반발, "명분없는 증원... 납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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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대리 시장의 생존경쟁이 해를 거듭할 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치러질 세무사 자격시험(제56회) 최소 합격인원을 늘리는 결정을 내리면서 세무사 업계의 반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은 제56회 세무사 자격시험 최소 합격인원을 지난해 630명보다 70명(11%) 늘어난 700명으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08년 최소 합격인원을 700명에서 630명으로 축소한 이후 11년 동안 유지해왔다가 다시 늘린 것이다.

정확한 수치를 따지기 힘들지만 국세경력세무사(국세청 퇴직자) 숫자도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포화상태인데다 세무사라는 직업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멸종할 직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격인원 증원은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합격인원을 늘린 정부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이다.

'세금 신고인원' 늘어 세무사 더 필요하다?

국세청은 지난 11년 동안 세금 신고인원 증가율이 세무사 증원 증가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데다 '성실신고 확인제도' 도입 이후 세무대리인 수요가 증가, 어떤 형태로든 이에 대비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인회계사나 노무사 등 경제규모 확대 등 여러 환경 변화를 고려해 타 자격사의 선발인원도 확대하는 추세인 점도 고려하는 한편 현 정부의 화두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세무사 선발인원 증원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세무사들의 '밥그릇' 보호 측면만 감안해 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79만1176명이던 세금(전 세목 총합) 납세인원(무신고자 포함)은 지난 2017년 1727만7038명으로 448만5862(35%) 늘어났다.

세무대리인에 대한 수요가 많은 종합소득세의 경우 세금 납세인원이 2008년 522만7276명에서 2017년 690만2514명으로 32% 증가했다. 법인세는 2008년 41만6117개에서 76만9684개로 84% 늘어났으며 부가가치세는 2008년 490만1772명에서 2017년 634만7311명으로 29% 늘었다.

수치적인 측면에서는 국세청의 주장은 분명 일리가 있다. 세금 신고인원 증가를 세무대리 수요 증가로 단순 치환하면 그에 비례해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의 숫자를 적정 수준 이상 늘려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맞다.

"세무사 숫자 이미 충분히 늘어났다"

하지만 세무사회에서는 국세청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8000명 수준이던 등록 세무사는 지난해 기준 1만3000명으로 60% 증가했다. 세금 납세인원 증가율(2008년~2017년 35%)보다 세무사 증가율(2008년~2017년 60%)이 2배 가까이 높다.

그래픽 수정

즉 국세청이 선발인원 증원 명분 중 핵심인 '수요증대'는 앞뒤가 안맞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수 년 동안 국세청이 선진적인 전산인프라를 통해 납세자들이 세무대리인의 도움 없이도 세금 신고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급, 세무대리 시장을 야금 야금 잠식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이 '대납세자 서비스기관'을 표방하며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마당에 세무대리 수요 팽창을 운운하며 공급을 늘리는 정책방향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세무사회의 입장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 결정이라는 명분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세무대리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세무사 자격을 취득해도 개업을 하지 못하는 세무사들이 많아 선발인원 증원은 곧 청년들의 고용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세무서비스 시장의 악화에 대해 문제점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하고 납세자에 대한 서비스 질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매년 세무사 선발인원의 축소를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되는 세무사의 증원과 함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노동집약적인 세무사무소는 심각한 경영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인데 세무사 최소 합격인원을 늘린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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