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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 당한 지도 모르고…세금폭탄 안긴 국세청

  • 보도 : 2018.11.14 16:10
  • 수정 : 2018.11.14 16:10

대출 받으려 제출한 서류, 명의도용 범죄에 이용
법원, "조금만 주의해서 살펴봤다면 쉽게 알 수 있었을 것, 공무원 하자 중대·명백"

법원은 최근 과세당국이 회사의 대표를 오인해 엉뚱한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했다면 이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법원은 최근 과세당국이 회사의 대표를 오인해 엉뚱한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세당국이 불법도박에 이용된 회사의 대표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시민에게 세금을 부과했다면 이는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제기한 법인세등부과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김씨의 회사 대표자 여부를 간과한 채 이뤄진 과세는 위법하다"며 김씨의 청구를 인용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국세청은 2011년경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A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터넷 도박 관련 금액이 A사 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결정·고지했다.

A사가 세금을 체납하자 국세청은 김씨가 A사의 주식 전부를 보유한 대표자로 보고 김씨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해 6억3000여만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김씨는 "대출을 받기 위해 주민등록증 등 서류를 팩스와 우편으로 보낸 적이 있는데 누군가 이 서류들을 이용해 명의도용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과세에 반발해 지난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통상의 주의력과 이해력을 가진 공무원의 판단에 의했다면 김씨가 A사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실질 주주나 대표자가 아니였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간과해 이뤄진 과세는 모두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세무조사 당시 A사와 비슷한 형태로 설립돼 불법도박에 이용된 법인들이 여럿 있었던 점을 비춰볼 때 A사의 대표로 등재된 김씨가 실질 사업자가 아닌지 여부를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국세청은 김씨가 A사의 설립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점 등 반대되는 사정을 검토하지 않은 채 과세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세무 조사관도 "김씨가 명의 대여자인지 명의도용을 당한 것인지 알 수 없어 과세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재판부는 결국 "김씨를 A사의 대표자로 의심할 만한 자료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A사가 조직적인 불법도박에 이용된 여러 회사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 비춰 김씨가 명의도용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판례 : 2017구합8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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