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조세 > 내국세

[2018년 세제개편안 분석]

변호사vs세무사 '밥그릇 다툼', 최후 승자는 누가될까

  • 보도 : 2018.08.10 08:42
  • 수정 : 2018.08.10 08:42

세무대리

◆…변호사vs세무사 영역 싸움, '국회'는 누구의 손 들어줄까 =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가운데 변호사회·세무사회 등 양 자격사단체는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고 국회에서 어떤 결론이 최종적으로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 제한을 둔 세법(세무사법, 소득·법인세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2018년 4월26일)을 내리면서 혼란 수습 차원의 세법개정이 이루어졌지만 '잡음'은 계속될 분위기다.  

변호사회도 세무사회도 기획재정부의 세법개정 내용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에는 2004년부터 2017년 말까지 변호사 자격 취득자(2018년 1월 이후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폐지)에 대해 세무대리업무 등록부 등록을 허용하고 세무조정을 포함한 세무대리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재부는 세법개정에 앞서 한국세무사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대한변호사협회 등 세무대리 시장 참여자들을 대표하는 자격사 단체들과 수 차례에 걸쳐 만나, 논의를 거친 후 헌법재판소 결정에 배척되지 않도록 법 조항을 수정했다.

구체적으로 ▲조세신고·신청·청구 등 대리 ▲조세상담 자문 ▲세무조사 등 관련 납세자 의견진술 대리 ▲개별공시지가 등 이의신청 대리 ▲조세에 관한 신고서류 확인 ▲세무조정계산서 작성 등 업무 일체를 허용하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장부작성 대리 ▲성실신고확인 업무 등은 제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헌법재판소는 문제가 된 세법 조항들을 내년 말까지 개선하도록 권고했지만 기재부는 한 발짝 빠르게 움직였다. 

시간을 두고 논의를 한다 한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합치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문제였다는 점에서 '여유있는 검토' 자체가 무의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재부가 나름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았지만 예상대로(?)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데는 실패한 모양새다.

이래서 불만, 저래서 불만…'만족' 하지 못한 변호사-세무사

일단 세무사 업계에서는 지난 4월 내려진 헌법재판소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무·회계 지식이 부족한 변호사들에게 세무조정 업무 등을 허용하면 그 피해는 납세자 몫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이창규 한국세무사회장은 "변호사 시험과목에는 회계 분야가 없고, 상식 수준의 조세법(선택과목)은 변호사 시험 응시자의 2% 정도만 선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더라도 최소한 등록 전 변호사들이 일정 기간 이상 실무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무사회가 분석한 2014년 3400여 변호사 사무실 세무신고 실적을 보면, 달랑 2명만 스스로 세무조정을 했으며 나머지는 세무사에게 신고를 위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다수 변호사들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기본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확실한 '물증'이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세무사들 사이에서도 사무장에게 영업 등을 일임하고 '도장값'만 받는 명의대여 문제가 만연해 있는 상황인데, 정부안에 따라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가 개방된다면 '돈벌이' 목적으로 명의대여를 선택하는 변호사들이 창궐하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이와 관련해 "세법 전문성이 부족한 변호사들이 업계에 들어오면 사무장 영업 등으로 시장이 혼탁해 질 것"이라"며 "세무사도 시험 합격 후 6개월 실무교육을 받는다. 세무대리 업무를 하고 싶은 변호사들에게도 실무교육을 받도록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장미 세무사고시회 회장 직무대행도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해 세무사로 등록하고자 하는 변호사의 기본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변호사의 회계 및 세법지식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별도의 '능력 검정시험'을 통과한 변호사만 세무사 등록을 허용하는 등 합리적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 업계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수행 능력 여부를 떠나 헌재 결정과 달리 일부 세무대리 업무는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만이 사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세법,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변호사에게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는 헌재의 결정 취지와 전혀 부합되지 않는 세법개정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세무사 자격증을 부여받았다면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장대리와 성실신고업무가 제외된 것은 대단히 아쉽다"며 "업무에 제한을 두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변협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무사회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변호사에 대한 세법교육 등 부분도 입법적 보완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 변협 차원에서 실시하는 세무대리업무 교육과정을 이수한 변호사들에게 '조세전문변호사' 명칭을 허용하고 있고 향후 변협 차원의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세무사회, 변호사회 두 자격사 단체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두 단체의 입장차가 워낙 큰 만큼, 입법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최후의 승자로 어느 단체를 선택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