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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人']임성애 서울국세청 조사4국2과 조사관

국세청의 '파워우먼'…집념의 7년으로 덩어리 세수 확보

  • 보도 : 2017.12.29 08:54
  • 수정 : 2018.01.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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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기업들의 저승사자로 통칭되곤 한다.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탈세에 대한 비정기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청 조사4국이기에 과중한 업무량에 현장에 나가도 환영받지 못해 직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업들에게는 무서운 저승사자로 통하지만 실상은 들춰보면 가정보다는 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 항상 가족들에게는 죄인 같은 한없이 작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2017년 하반기 예산성과금심사위원회에서 A회사의 조세포탈을 잡아내 세수를 확보, 우수사례로 선정된 임성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2과 조사관(사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임 조사관은 우연히 모 회사가 주식을 샀다는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본능이었을까. 수상쩍은 느낌이 임 조사관을 잡아 끌었다. 그는 해당 기업의 공시자료를 살펴본 후 주식에 대해 검색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내국법인인 A회사가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B회사를 만들어 주식을 저가양도하고 B회사가 이 주식을 일본 통신회사에 정상가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조세를 포탈한 정황을 찾아낸 것이다.  

그는 A회사를 조사대상으로 선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직접 세무조사까지 진행, 실제 조세포탈 혐의를 잡아냈다. 이에 검찰 고발까지 이루어졌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는 이들의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라며 사주 2명의 주식 저가양도 혐의를 무혐의 판결했다.

임 조사관 입장에서는 분명 조세포탈 의도를 가지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주식을 저가로 양도했음에도 형사재판에서 무혐의 판결이 나오니 답답할 노릇. 그러나 행정재판에서는 조세포탈 혐의가 인정되면서 161억원 세액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기까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임 조사관은 "사실 이 사건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조사팀이 함께 이룬 성과인데 제가 대표로 상을 받게 되어 너무 죄송하다"며 "조사4국 직원들 대부분이 매일 같이 야근하면서 힘들게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모두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임 조사관은 서울청 조사4국 업무에 대한 비애도 털어놨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청 조사4국 세무조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 논란이 일어나면서 조사4국을 폐지해야한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직원들은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임 조사관은 "다른 조사국은 정형화 된 포맷에 맞춘 기업들의 자료를 보는 반면 조사4국은 기업들의 자료를 가져와 분석해야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검토해야 할 자료도 많다"며 "비정기조사를 주로 하다보니 기업에 가면 '우리는 정기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왜 비정기조사를 받느냐'라고 항의하는 분들도 많아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조사4국은 국세청 내부에서도 상당히 꺼려하는 '3D 업종'(?)으로 꼽히고 있지만 막상 해보면 또 나름대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임 조사관은 "한 기업을 조사할 때 그 내부를 깊숙히 들여다보기 때문에 그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납세자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불복이 많긴 하지만 추징세액이나 실적 등이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람은 분명히 있다. 또 우리가 언제 대기업 총수 사무실에 가보겠나. 조사4국에 근무한다면 기회가 있다(웃음)"고 강조했다.

"가족 '등골' 빼먹으면서 여기까지 왔죠"

다소 거친 표현일수도 있지만 임 조사관은 소위 가족들의 '등골'을 빼먹으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자녀가 셋이나 있는 다둥이 엄마인 임 조사관은 매일 같이 하는 야근에 평일 자녀를 돌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양육 공백을 시어머니와 남편이 메워줌으로써 임 조사관이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자녀 욕심이 많았던 임 조사관은 7년 전, 큰 아이가 3살 때 조사4국에 들어와 일을 했다. 당시에는 시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시고 남편이 퇴근해서 보다가 조사4국에서 둘째를 임신해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를 3개월 밖에 쓰지 못했다. 

그리고 조사4국을 나갈 때 또 아이를 가졌고 그 막내가 지금 두 돌이 됐고 다시 조사4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 때문에 동료들은 또 넷째를 갖는 것 아니냐는 무서운 농담(?)을 하기도 한다고.

임 조사관은 "시어머니가 아이를 봐주시느라 너무 힘드시고, 일선에서 일하는 남편도 저녁마다 아이를 보느라 힘들어한다. 가족들이 아니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며 "가족들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사실 아이도 키우고 싶고 일도 다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저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조사관은 꼭 이 말을 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남들한테는 통상적인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이번 예산성과금 우수사례로 선정된 것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가족들과 같이 팀을 이루어 일했던 현재는 개업하신 신경식 세무사님과 법무법인 가온의 강남규 변호사님의 노고가 크신데 제가 국세청 대표로 상을 받게 되어 죄송합니다. 조사4국에는 항상 고생하시면서 묵묵하게 일하는 고수들이 더 많으신데 제가 상을 받게 되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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