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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 통보, 개선방안은?

②조세정의vs개인정보 침해…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 보도 : 2017.08.09 07:47
  • 수정 : 2017.08.0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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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침해'와 '조세 형평성' 그 사이 = 관세청이 여행객의 해외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실시간 전송받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관세청이 개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죄다 들여다보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는 주장과 탈세를 방조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관세청이 해외 신용카드 내역 수집을 둘러싼 문제의 핵심은 '개인정보 침해'다.

세금은 공평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지만 사생활이나 개인만 알 수 있는 사사로운 정보를 '국가'라는 미명하에 침해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13년 분기별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수집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 통과 당시에도 이런 논란이 있었지만 관세청이 통보주기를 실시간에서 분기별로 하는 것으로 물러났고 국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은 마무리 됐었다.

그런데 이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당시 한 발 물러났던 관세청이 다시 칼을 가며 새로운 개정안을 준비를 선언했고 기획재정부가 2017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강력한 수준의 관세법 개정안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관세청, 확실한 '무기' 원하는 이유는?

지금의 세관 인력가지고는 여행자 휴대품을 일일이 검사하기가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우범 가능성'이 있는 여행자를 선별해 검사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 적은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려면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관세청은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수집하고 있지만 문제는 '통보 주기'다.

지금처럼 분기별로 통보받는 시스템은 '사후약방문'에 가깝다는 것이 관세청의 입장.

이미 해외에서 물건을 다 구매하고 난 뒤 통보받는 시스템으로는 우범 가능성이 있는 여행자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신용카드 내역을 통보받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4박5일 일정으로 유럽을 다녀온 A씨가 2000달러짜리 명품가방과 3000달러짜리 시계를 구매했고 이것이 관세청으로 즉각 통보된다면 입국 시 세관에서는 A씨의 가방을 검사해 가방과 시계를 찾을 것이다.

구입한 가방과 시계를 들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해외여행 중 신용카드로 물품 구매나 현금인출 건당 600달러 이상이 되면 실시간으로 사용내역이 관세청에 통보되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전격 포함시켰다.

'개인정보 침해' 큰 산, 어떻게 넘을까

예상치 못한 높은 강도로 만들어진 정부의 관세법 개정안이 뚫어내야 할 문제는 '개인정보 침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명확하게 내놓지 못한다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책 의지가 꺾여버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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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침해, 어떻게 극복할까? = 해외 신용카드 구매내역을 관세청이 실시간으로 전송받는 방안에 대해 국회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청은 해외 신용카드사와의 기술적인 부분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와 국민들이 가장 불안하고 또 불편해 하는 부분은 무슨 수로 수많은 카드 사용내역 중 물품 구매내역만 걸러내냐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시스템 상 충분히 물품구매 내역만 선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우선 관세청이 해외 신용카드사(Master, VISA, JCB 등)로부터 카드가맹점 및 거래구분 코드를 입수해 취합한 후 물품구매 및 외화인출 코드를 분류해 여신협회를 통해 국내 신용카드사에 배포한다. 국내 카드사는 배포된 코드에 따라 물품구매 및 외화인출, 분기별 5000달러 이상 이용금액을 선별해 여신협회를 통해 제출하고 여신협회는 이를 관세청에 통보하는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신용카드 사용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을 최소화하는 한편 접근기록을 상시 모니터링 해 부정사용시 형법 제127조 '공무상 비밀 누설시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 등'의 조항에 따라 처벌한다고 밝혔다.

비밀유지 의무에 대한 내부교육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이 정도 논리만 가지고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2013년 관세법 개정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을 당시에도 관세청은 똑같은 논리를 가지고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설득했었다.

지난 2013년보다 진일보 한 논리를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 국회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또 다시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사실은 '비현실적' 면세한도가 문제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 면세한도를 초과해 물건을 사는 이유의 대부분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해외직구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유통업계들이 해외에서는 저렴한 물건을 국내 소비자에게는 비싸게 팔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여기에는 '면세'라는 점도 한 몫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여행자 휴대품 중 적발건수가 가장 많은 것이 핸드백이었다. 명품가방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가 저렴할 뿐더러 개별소비세 20%를 아낄 수 있어 해외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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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민들은 이 대목을 불만 요인으로 삼고 있다. 

국민들을 '호갱'으로 보는 유통업체들을 제대로 잡아내지도 못하면서 애꿎은 국민들만 면세한도를 초과해 물건을 샀다며 범죄자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선 관세청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정보 침해와 면세한도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을 '정확한 데이터' 제공으로 잠재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관세청에서 분기별로 자료를 받아보니 이런 효과가 있었고 월별 혹은 실시간으로 통보주기를 단축하면 이런 효과가 있다고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에서 논의할 때도 제도 시행을 하면서 막연히 개인정보가 누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사례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개인 입장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을 정부가 알게 되니까 무리한 일"이라며 "다만 국민들이 자진신고를 잘 하지 않으니까 관세청이 사후적으로라도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관세청 입장에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통보주기를 분기별에서 월별로 단축하는 것은 비교적 반발이 덜하지만 세법개정안에 담긴 내용처럼 실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김용민 인천재능대 교수는 "제도 시행 전이라면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나오겠지만 이미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분기별이나 월별이나 개인정보 침해 문제는 없다"며 "다만 실시간으로 내역을 받는 것은 국가가 개인의 동선을 다 아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다르다"고 밝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 역시 "제도 시행전이라면 개인정보 문제를 크게 논의하겠지만 이미 받기로 한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다. 월별로 받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내 소비행태를 실시간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로 추후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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