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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세제 통폐합 전제 달고 "아동수당 도입 검토"
수 십조원의 복지예산, 세제지원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저출산을 막기 위한 재정·세제의 지원 규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출산율 회복에 아무런 진전이 없자 정부는 '아동수당'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단, 저출산 관련 예산·세제 지원의 '통폐합'을 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동일한 정책목표를 가진 제도의 중복지원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가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중장기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OECD 국가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지출 제도는 보육료, 가정 양육수당, 출산장려금 등이 있으며, 조제지출 제도로는 자녀소득공제, 자녀세액공제, 자녀장려세제(CTC) 등이 시행되고 있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의 서비스 지원(보육기관 지원비용 등) 지출은 GDP 대비 0.95%로, OECD 평균(0.94%)과 유사했다.
그러나 양육수당인 현금 지출과 아이 수에 따라 세금을 깎아주는 세제지원은 OECD 회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지출에서 서비스 부분(68.8%)은 GDP 대비 68.8%로 편중된데 반해, 복지국가인 독일은 현금(35.4%), 서비스(34.3%), 세제(30.3%) 지출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저출산 해소에 재정, 세제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진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략위는 출산 장려나 여성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감안해 예산·세제 지원을 통폐합한다는 전제로 아동수당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통폐합의 조치로 막대한 재정의 부담은 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자녀수에 따라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아동수당 도입 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태다.
전략위는 또 출산휴가·배우자출산휴가·육아휴직 등의 급여·기간을 비롯해, 출산휴가·육아휴직 대상자를 비정규직 근로자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제안했다. 일·가정 양립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복안에서다.
만혼·비혼 개선책으로는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안을 제시했다. 전략위는 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최대 1억4000만원인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한도 상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청년·여성층의 근로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근로장려세제(EITC) 대상자를 내년부터 40세에서 3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기업지원금을 '신청 시 1개월분, 6개월 고용유지 시 나머지 지원'하던 것을 신청 시 지원 비율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