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회계는 헌법상 납세의무보다 앞선다

납세·국방·근로·교육은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4대 의무이다. 이 중 납세의무와 근로의무는 경제활동인구의 주요 관심사항이다. 실업률이 치솟아 일자리와 임금도 없어지는데 납세실적은 계속 초과달성되고 있다. 경제주체들 간의 거래내용이 전자세금계산서 신용카드거래 현금영수증발행 전자금융 등으로 모두 노출돼 세금납부거래원천이 모두 포착되기 때문이다.

납세의무에는 기업의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뿐 아니라 개인의 근로에 따른 원천소득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산재보험료와 국세에 대한 각 지방세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관련 공공기관이 부과하는 모든 경제적 부담을 포괄한다.

기업이 부담하는 모든 세금과 개인근로에 따라 기업에서 받는 임금에 부과(약 20~50%)되는 모든 세금과 공과금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투명회계를 전제로 한다. 부가세 납부시 총매출액과 매입액 등 거래내용 전부가 신고되고, 법인세 납부의 필수서류로 재무제표(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원가계산서, 잉여금처분서 등)가 제출된다. 임금에 대한 소득세와 각종 공과금 등의 준조세를 위해 임금지급조서 등이 제출되는데, 이는 투명한 회계처리와 적법한 재무제표가 근거로 연결된다.

헌법상 납세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제출되는 재무제표 중 손익계산서의 매출과 매입으로 부가가치세가 결정되고, 재무상태표상의 순이익으로 법인세가 결정된다. 원가명세서상의 임금 등으로 개인소득세와 4대보험 정보가 제출되고 잉여금처분서로 주주배당소득세가 파악된다. 따라서 투명재무제표작성은 적법납세의무이행과 직결된다.

경영실적을 투명재무제표로 작성한다는 것은 곧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것과 같다. 반면 분식회계를 한다는 것은 납세의무를 불성실하게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결국 투명회계는 헌법상 납세의무보다 앞서는 선결요건이다.

부실경영실적을 속이고 이익을 과대계상하면 법인세를 일부 먼저 낼지는 몰라도 결국 부도·파산·구조조정되어 거액의 대출금을 못 갚고 공익피해를 일으켜 공적자금이 투입되므로 막대한 국고손실을 초래한다. 반대로 법인이익과 개인소득규모를 줄여서 법인세와 소득세를 일부 탈루하는 경우 언젠가는 추가이익으로 연결되므로 납세의 시간차이가 나는데 불과하다.

분식회계는 회계의 기간연결성으로 완전범죄가 불가능하다. 과잉납세와 과소납부의 모든 경우에 왜곡된 분식회계재무제표가 제출된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 투명거래로 노출되어 현금매출누락이 거의 없으므로 기간별 이익조정을 위한 분식회계를 해도 회계의 전기·당기·후기 연결성으로 인해 언젠가는 투명회계로 제자리를 찾게 되어 있다.

기업투명회계의 필요충분보증수단이 바로 독립된 외부감사이다. 기업이 스스로 투명하다한들 공염불이다. 의사의 건강진단서처럼 믿을만한 제3자가 투명하다고 인정해줘야 믿음이 간다. 투명회계가 헌법상 납세의무와 동격이거나 앞서므로, 투명회계를 보증하는 독립된 외부감사도 헌법상 납세의무에 버금가는 개념이다. 왜냐하면 기업의 투명회계와 이를 인증하는 외부회계감사가 없으면 납세의무도 제대로 이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독립된 외부회계감사는 기업투자자·금융채권자·해외투자자뿐 아니라, 기업과 개인의 세금 및 4대보험으로 운영되는 국가재정에 필수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외부감사는 국가운영과 대외신용도를 위한 절대적 공공재이다.

따라서 헌법 제35조의 환경보전의무에 기업회계투명환경을 추가하면 어떨까 한다. 회계는 물·공기와 같이 깨끗해야 하는 신뢰거래의 환경공공재인 만큼 헌법 제35조의 국가와 국민사이에 기업회계투명을 끼워 넣으면 어떨까.

현재 투명회계특별법인 주식회사외부감사법률(이하 외감법)의 전면개정논의가 막바지 단계이다.  특별법보다는 민법과 상법에 회계감사의무를 규정하여 영리기업뿐 아니라 비영리조직도 모두 투명공시의무를 적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전면개정문안에 신설될 예정인 분식회계 기업경영진과 실무자처벌, 민형사손해배상 활성화, 감사실패 연관자의 직무정지·해임권고, 부실감사인·중간관리자·공인회계사 자격박탈, 회계법인 대표징계 등은 이미 거액의 분식회계 사기가 발생해 공익피해를 일으킨 후의 사후약방문적 규정들이다.

이보다는 분식회계유혹과 탐욕을 원천적으로 발본색원하는 예방적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분식회계 기업주의 25년형 처벌, 분식회계 기획단계 사전내부고발자에 대한 거액보상, 외부감사인을 연고없이 전면지정하는 감사공영제도 등은 분식회계사기 행위가 시장에 아예 나올 수 없도록 하는 사전예방제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