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분야 '국세장인' = '제3의 인생' 포문을 연 오대식 세무법인 제일T&M 대표세무사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무사 시장의 인력 과잉공급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세무사가 전국에 1만명이 넘는 가운데 매년 600명이 넘는 신규 세무사들이 시험 합격과 국세공무원들의 퇴직으로 더해지고 있다.
현재 세무사업계는 세무사 자격증 보유자 증가 속도를 시장의 서비스 수요가 못 따라감으로 인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세무사들의 핵심 수익원인 기장수수료가 몇 십 년째 동결되고 심지어 5만원 수준의 저가 기장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무사 업계 내부에서 끊임없이 수임료 현실화 등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세무사 업계도 변호사 등 다른 자격사들과 마찬가지로 '자격=Money' 시대는 끝이 났고 무한경쟁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의견이 높은 상황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하기도 한 오대식 세무법인 제일T&M 대표세무사는 "전문자격이 있어도 일반 월급쟁이보다도 못한 사람도 많다"며 "이제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간의 무한경쟁시대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가 몇 대 없던 시절에는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갑질'을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 당시는 운전면허 자체가 엄청난 스킬이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국세청에서도 과거 부기2급 시험을 필수로 여겼고 합격을 못 할 경우 지방 발령을 감수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업계에선 기장료 덤핑과 여기에 기장료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이 큰 문제라고 하는데 기장업무는 과거처럼 많은 스킬이 필요한 영역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자동으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가 만들어지는 시대다. 그만큼 장부기장의 가치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지 '문제'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세상이 변화하는 흐름이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기장 업무는 '박리다매' 형태가 더 흔해 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오 세무사는 이제 세무사 업계의 성공은 분야별로 얼마나 전문화를 달성하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세무사들이 전문가로서 얼마나 준비하고 갖추느냐에 따라 새로운 부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무불복이나 사전세무설계(Tax Planning) 같은 업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닌 전문적인 세법지식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수임 보수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값'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세무법인 제일 T&M 임직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오 세무사는 청년세무사들에게도 아낌없는 조언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청년세무사들이 세무사 자격 취득이 전부라고 생각지 말고 눈 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쉽게 말해 신규 세무사들이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그 자격이 바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처럼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년세무사들이 개업을 하기 보다는 일정 시점까지 규모와 상관없이 세무법인, 일반기업 등에서 일하면서 '성장통'을 겪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호사도 많은 전문화가 이루어졌다. 공정거래, M&A, 텍스 컨설팅 등 분야별로 전문화가 되어 있다"며 "세무사도 마찬가지다. 자격증을 땄다고 혼자 개업 해서는 전문성을 쌓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 몇년간은 자격자라고 해서 무조건 높은 보수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적은 연봉일지라도 전문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뛰어다니며 배워야 한다"며 "텍스 분야도 다양한 사례를 선배세무사들과 함께 경험해 보는 도제교육 스타일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대식 세무법인 제일 T&M 대표세무사 약력]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2008년~2016년 4월)
서울지방국세청장·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3국장
국세청 국제조세2과장, 총무과장, 강남세무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