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 종전보다 0.3%p 내려잡았다.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기업 구조조정 영향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2%대 후반의 성장률 전망치도 막대한 재정지출 확대에 기인했다. 정부가 최근 경기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추경에 의한 성장률 제고 효과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추경이 편성되지 않았다면 작년(2.6%)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3.1%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잡았다. 재정·통화 등 확장적 거시정책 효과에 힘입어 이 같은 성장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추경안을 포함해 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0.2~0.3%p 내외 수준에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언급한 2.8%라는 성장 전망치는 추경 효과가 포함돼 있다. 바꿔서 말하면 추경 편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올해 성장률은 작년의 2.6%보다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브렉시트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장률을 떨어뜨릴 하방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 27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한 사전 브리핑에서 "20조원의 재정보강이 없다면 (성장률)2% 중반으로 봤다"면서 "브렉시트 영향을 반영할 것인지 고민했으나, 하반기 중에 탈퇴 협상이 진행되면서 또 다른 탈퇴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그걸 개량해서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질성장률에 물가수준을 반영한 경상성장률은 4.0%로 전망됐는데, 작년(4.9%)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확대되나, 유가상승 흐름으로 교역조건 개선세가 둔화되며 디플레이터 상승률도 1%대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는 작년보다 오르는데, 고용시장은 둔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연간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유가상승에 따른 공급측 하방요인 완화로 상승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 농축수산물의 경우 농산물 재배면적 증가 등으로 상승세가 둔화되겠으나, 한우 사육감소에 따른 축산물 가격상승은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석유류는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으로 공급측 물가 하방압력이 완화되며 하락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공공요금 부문은 하계 전기요금 할인 종료, 일부 지자체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으로 상승세가 소폭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개인서비스의 경우 내수회복에 따른 서비스업 수요 증가, 재료비 상승 등으로 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시장은 구조조정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둔화, 수출부진·기업 구조조정 영향 등에 따른 고용창출력 약화로 연간 취업자 수는 지난해(34만명)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률(15~64세)은 66.1%로 작년(65.7%)보다 개선, 실업률은 3.7%로 전망됐다.
시간제 일자리·조기취업 확산 등 일자리 정책 영향으로 여성·청년을 중심으로 구직활동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업종별로는 보건복지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조업은 구조조정 등으로 증가세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 부진 지속…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연간 수출은 전년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연초 이후 유가상승흐름에 따른 수출단가 회복 등으로 완만한 개선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상외교(이란 등)·FTA 등 정책효과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전망도 더했다.
다만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이후 유럽 무역 위축 가능성, 중국 등 신흥국 수입수요 둔화 등은 제약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도 6.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들어 수출·설비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 하에서 상반기 대비 수입물량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980억불로 작년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상품수지는 수입단가 하락폭 축소, 중국 가공무역 억제정책 등에 따른 무통관수출 감소추세 등으로 흑자폭이 감소되며, 서비스수지는 여행·운송·건설수지 중심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840억불로 올해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정부는 적극적 재정보강 조치, 부문별(소비·투자·수출) 활력 제고방안 등을 통해 성장·일자리의 하방위험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