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러니 하게도 무역 사업을 접게 만든 9.11 테러가 지금은 회사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AEO 인증 관리서비스의 시발점이 됐다."
무역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임정복 에이스관세법인 대표(사진)는 관세사가 된 계기를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직장 생활 도중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자신의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임 대표는 섬유와 차량 엔진오일을 수출하는 무역회사를 설립했고, 설립 후 3년간은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로 인해 주력 상품이던 차량 엔진오일의 수출길이 막혔고 마르지 않는 샘으로 이어질 것만 같았던 사업은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임 대표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제품을 만들고 개발하는 능력은 전문가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서비스의 질과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승부를 내는 일을 택하자'.
결국 임 대표의 선택은 '관세사'였고 2001년 인천공항세관 개청과 함께 인천공항 인근에 에이스관세사무소를 설립하게 됐다.
이후 임 대표는 2006년 에이스합동관세사무소로 명칭을 변경, 2009년에는 관세사법 개정에 맞춰 관세법인을 설립한 후 현재 서울, 인천공항, 인천, 부산, 구로, 전주, 안산 등 총 7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 본사에 통관사업본부, 경영기획본부, 컨설팅본부를 두고 법인 운영 및 전 지사의 업무를 기획하고 총괄하고 있다.
70명의 직원(관세사 20명)과 똘똘 뭉쳐 지난해 매출 53억원을 달성한 임 대표는 "첫 직장과 수출 사업 실패의 무역 경험이 현 위치까지 오르게 만들어 준 원천"이라고 말했다.
"우린 타의 추종 불허하는 'AEO 스페셜리스트'"
임 대표가 밝힌 에이스관세법인의 최대 강점은 AEO 관련 서비스 업무다.
AEO 관련 업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밝힌 임 대표는 AEO 인증 관리 서비스에 대한 거침 없는 도전으로 현재 국내 AEO 인증 업체 가운데 10% 가량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초반 주변 사람들은 AEO가 무슨 돈이 되겠냐고 했다. 하지만 원산지 증명서도 리스크 문제를 걱정하면 아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상대방 국가의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는 AEO 인증 관리를 통해 지금은 매월 정례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AEO란 세관에서 수출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관절차 등을 간소화시켜 주는 제도로, 9.11 테러 이후 미국 세관에서 안전을 강조하면서 통관이 지연되자, 세계관세기구(WCO)에서 관련 규정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결과적으로 수출입 기업이 AEO를 받게 되면 통관시간 감소(검소비율 축소), 관세납부 절차 상 혜택, 물류비용 감소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 AEO공인기업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체평가, 종합심사 등의 사후관리 절차를 이행해야 하는데, 에이스관세법인은 이 부분을 수익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소리다.
아울러 임 대표는 신의 경영이 에이스관세법인의 방침이며 고객사를 대할 때 절대 돈만 생각하고 다가서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가 수주는 철저히 배제한다는 임 대표.
그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분석해 업무능력으로 승부를 본다"며 고객사의 수출입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관세사가 수행하던 업무 외에 추가적인 대리 업무 수요를 꾸준히 창출해서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사의 품질경영 및 매출 신장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도록 하는 영업 전략을 통해 꾸준한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가 수주 OUT!…업무 비용 직원에 공개한다"
한편 임 대표는 직원들이 업무 능력 향상이 곧 에이스관세법인의 힘이라 생각하고 직원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임 대표는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비 및 업무에 필요한 장비 구입이나 시스템 개선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며 "직원들의 업무능력 제고와 처우 향상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애사심을 갖게 되며 이는 결국 고객사에 대한 서비스질로 연결된다는 것이 임 대표의 확신이다.
임 대표는 "저가 수주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며 "저가 수주는 곧 직원들의 업무강도 증가, 업무 능력 하락 등 직원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 여지를 만들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의 업무는 각 분야별 특화를 선택하기 보다는 개별 고객사의 수출입통관, 환급, 외환, FTA 등 고객사 업무 전반을 한 명이 담당하는 '고객사별 관리자 시스템을 도입해 '팀 에이스 마스터'가 고객사별 데이터를 분기별로 분석해 리스크 관리 및 개선점을 수시로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 대표는 경영의 투명성 및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업무 비용을 공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