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빅5 주택분양 실적 추이 (단위 : 세대)
자료 : 각 사 제공
주택분양은 2배 매출은 한자릿수 증가
해외부실, 미착공ㆍ미분양 등 손실 반영
지난해 주택분양은 전국적으로 53만세대를 기록해 국토부가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아파트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인허가 실적은 무려 77만세대로 16년만의 최고 호황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년보다 두배가 넘는 분양실적을 올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경영실적은 주택분양경기에 비해 보잘것 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매출이나 이익은 분양실적 만큼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커녕 예년의 증가세도 유지하지 못했다.
■ 5대 건설사 아파트 분양실적 105% 증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빅5의 지난해 분양실적은 전년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들 빅5 분양실적은 2014년 6만7160세대에서 2015년 13만7867세대로 105.3%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분양물량이 줄어 전체 증가폭이 줄었으며 나머지 회사들만 보면 현대건설이 138%, 대우건설이 127%, 대림이 142%, GS건설이 105% 증가해 2배를 훨씬 넘는 성과들을 거뒀다.
대우건설은 4만2000세대로 4만세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고, 이어서 대림산업이 3만1916세대, GS건설이 2만9384세대로 3만세대 문턱까지 분양하는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2만4054세대를 분양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지만 전년도보다 1.4배 많은 아파트를 팔았다. 삼성물산은 빅5중 유일하게 분양실적이 감소했다.
■ 매출은 6.7% 증가,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일반적으로 주택부분에서 2배가 넘는 큰 분양실적을 올리면 외형도 커지고 이익도 크게 늘어나게 마련이지만 건설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분양증가폭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건설 빅5, 1분기 매출실적 추이 (단위:조원)
건설 빅5의 이번 1분기 매출은 5개사 전체적으로 6.7% 증가했다. 삼성물산이 10.9% 감소해 증가폭이 더 낮아졌지만 삼성물산을 제외해도 현대건설이 8.7%, 대우건설이 16.3%, 대림산업이 11.7%, GS건설이 14.0% 증가해 10% 내외의 증가폭을 보였다.
분양실적이 두배넘게 증가한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실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건설 빅5, 1분기 영업이익 추이 (단위: 억원)
매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이익도 기대에 못미쳤다. 작년과 비교할때 모두 고만고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삼성물산은 대규모 적자까지 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4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빅5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는데 삼성물산을 제외해도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3%에 그쳤고, 대우건설도 7.4%의 증가세를 보여 4만 세대가 넘는 영업성과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해 해외부문 부실정리로 이익규모가 작았던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각각 32.2%, 45.5%의 증가세를 보이며 그나마 안도의 숨을 쉬었다.
하지만 빅5 전체로 보면 매출도 이익도 국내외 여건이 안좋았던 2014년에 비해 별로 달라진 게 없는 실적이다. 더욱이 회사 경영의 최종 성과인 당기순이익을 보면 GS건설을 제외하고는 4개사가 모두 2014년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해외부문부실, 미착공공사, 장기미수채권 등 손실 반영
건설사들이 지난해 주택부문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뒀는데도 매출과 수익이 따라가지 못한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쌓여 있던 부실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2~3년 건설사 어닝쇼크의 원인이었던 해외공사손실이 여전히 남아 있고, 지난 2010년 이후 계속됐던 국내 주택시장의 부진으로 매입해놨던 토지나 미분양주택에서 발생한 금융비용과 사업비용 때문에 막상 분양을 했는데도 남은게 별로 없었단 얘기다.
아직도 건설사 마다 달고 있는 수조원 규모의 장기미수채권과 재고자산이 그것인데 업계에서는 그나마 작년 주택분양으로 그동안 쌓여있던 부실요인을 털어 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에 분양했던 물건 중 상당 수가 3~4년 쌓여 있던 토지나 미분양 물건들이었다"며 "그동안 충당금 설정을 통해 많은 부분 비용화 시켰지만 실제로는 작년 분양을 통해 이제야 비로소 밀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분양을 하고 나면 완공까지 3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작년 분양효과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