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법인카드대납' 검색해 보면... =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된 법인카드대납 취급 업체들의 광고. '법인카드대납' 검색어만 입력하면 십수십개의 업체 광고가 쏟아져 나온다.
법인카드깡은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 형태로 이루어지는 카드깡과는 다른 신종 불법 대부업으로 분류된다. 일단 영업의 대상이 법인카드를 운용할 수 있는 기업체들이다.
이 중에서도 주 타겟은 자금난을 겪는 영세 사업자다. 방식 자체는 일반적인 카드깡과 동일하지만(법인카드 할인) 한 가지 방식(법인카드 대납)이 더 추가되어 있는 형태.
이들 업체들은 개인카드는 취급하지 않고 모두 법인카드로만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들이 문의전화를 건 이들에게 '사업체를 운영하는지' 여부를 묻는 것도 법인카드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카드의 경우 개인카드와 달리 연체율이 낮고 큰 금액을 결재하더라도 카드사 FDS시스템(이상거래 탐지시스템)에 의심거래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어 이를 노린 불법 대부업체들이 앞다투어(?) 법인카드깡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현재로서는 법인카드깡을 주도하는 정체불명의 대부업체들이 언제부터 길거리로까지 영업반경을 늘렸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법인카드 대납'이라는 검색어를 집어넣으면 수 많은 업체들이 상당기간 동안 대출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상 실제 물품이 오고가지 않는데도 거래를 가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실제 물품 거래가 있어도 그 물품을 다시 사주는 방식으로 현금을 제공하면 불법행위로 분류, 쌍방 처벌(현금제공자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현금수수자 금융질서 문란자 등록)을 하고 있다.
이에 이들 업체는 상품권 매매를 기반으로 해 여전법 규정을 피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정 이자율을 초과하는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업체들이 상당수지만 당장 돈이 급한 영세 사업자들이 이들 업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는 이상 이를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카드가 활용되는 일반적인 카드깡과 달리 법인카드로 이루어지는 법인카드깡은 '세금탈루'로 연결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법인카드깡으로 현금을 받아 쓰더라도 결재내역은 상품권 구매 등 회사 경영활동 유관비용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회사 비용으로 처리, 그만큼 법인세 등을 줄일 수 있다. 물품 구매로 장부를 꾸며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여지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회사 비용을 부풀려 세금을 줄이거나 대표자 개인이 은밀히 사용할 목적의 비자금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법인카드깡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업체들의 경우 국세청의 세무조사망이 촘촘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세금탈루 행위가 적발될 가능성 또한 극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예 양지바른 곳으로까지 뛰쳐 나온 법인카드깡이 개인은 물론 국가적인 피해까지 입히는 불법의 온상으로 완전히 자리잡기 전에 대대적인 척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요란을 떨며 집중단속을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과세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법인카드깡을 주도하는 대부업체는 물론 이를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체들을 찾아내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터넷은 물론 길거리에까지 널려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세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발본색원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행 법상 처벌규정을 신설 또는 강화해 이들의 불법의지 자체를 꺾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전적인 예방조치로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한 기업체 내부의 감시 절차를 만들도록 제도화할 필요성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법인카드깡의 1차적인 관계자는 법인 대표자 또는 임직원과 카드깡 업체(대부업체), 그리고 카드사라고 볼 수 있는데 임직원과 카드깡 업체가 악의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카드사 역시 모든 부정의 소지가 있는 거래를 차단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검찰·경찰·금감원·여신금융협회 또한 사후 적발은 할 수 있어도 그들이 먼저 나서 사전 적발을 하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이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관계당국의 사전·사후조치들이 개선돼야 한다"며 "법인 내에서도 임직원이나 대표가 법인카드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내부 감시 절차를 만들도록 제도화가 필요하며 사회적으로도 불법 금융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처벌수위를 강화하고, 각 감독기관 간 공조 시스템이 하루 빨리 정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