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급증하는 복지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세입 확충 방안으로 세율을 인상하는 '증세'보다는 과세형평성을 중심으로 조세지출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소득세는 과도하게 늘어난 '면세점 근로자'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법인세는 경제활력에 목표점을 두고 제도를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과장은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세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복지·통일(재원)을 대비한 조세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발제를 맡은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최고세율·과표구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국제적 흐름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는 법인세율 체계를 현행 3단계 구조에서 단일화로 고쳐야 하며, 39년 동안 세율 변동이 없었던 부가가치세도 인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 과장은 이에 대해 "OECD에서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을 높이 하면서도 지속적인 재정수요에 대비해서 세입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조세부담률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소득세 확충 방안으로 "전반적인 소득세 기반 확대와 공평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과도하게 늘어난 면세점을 축소해야 한다"며 "다만 저소득층에 대한 세부담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떤 장치를 통해 면세점을 축소시킬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면세점을 축소해가면서 중산·고소득층도 세부담을 하는 안정적인 누진구조를 할 수 있는 세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세율 단일화 관련해서는 "(법인세를)단일세율로 가야한다는 경제적인 제언이나 학계의 의견에 공감한다"고 언급했으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법인세 인상보다는 경제활력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39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부가가치세율의 인상에 대해서는 "소득·법인세의 세수증대는 한계가 있지만 부가세야 말로 앞으로 통일·복지재정의 확충에서 재정당국이 가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심각하게)고민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