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이익 급감… "합병 괜히 했나" 논란

현대하이스코 냉연 합병시 이익 증가…전체 합병후 이익 '뚝'

매출 10%↑... 영업이익 24% ↓, 당기순이익 87% ↓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단계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협병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3년 10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가져오면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해 이익률도 6%대에서 11%까지 치솟는 등 합병 덕을 톡톡히 봤다. 당시는 포스코 등 국내외 철강사들이 모두 침체를 겪고 있는 중이어서 실적향상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지난 7월 현대하이스코의 강관 등 나머지 부분을 모두 합병한 후 처음으로 공개된 3분기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합병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현대제철의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4조834억원으로 전체 합병전인 지난 2분기보다 1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09억원으로 합병전보다 23.6%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61억원으로 무려 87.0%나 급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판매처가 확실한 자동차강판 등 냉연부문과 달리 이번에 합병한 강관 등 나머지 사업부분은 외형은 키울 수 있어도 수익성이 떨어져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는 평가다.

합병전 11.7%까지 상승했던 영업이익률도 이번 3분기에는 8.1%로 내려 앉아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 측은 현대하이스코가 강관부분외에도 해외판매법인의 비중이 커 합병전 일정 수준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합병후 이익이 하락한 것은 현대하이스코의 부실때문이 아니라 합병에 따른 회계처리가 반영됐기 때문이이라는 설명이다.

■ 현대제철 "합병 회계처리와 환율때문에 이익하락"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에 매각했던 철강제품중 아직 현대하이스코가 매각하지 못한 재고자산의 회계처리때문"이라며 "미실현이익의 규모는 700억원으로 합병에 따른 회계처리가 아니면 영업이익도 이익률도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기순이익이 261억원으로 크게 하락한 것도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때문이 아니라 환율상승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매출의 80%를 현대자동차 등 국내에 판매하는 반면 철광석 등 원재료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상승에 따른 이익보다는 비용이 크다"며 "이부분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하기때문에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3분기실적은 안좋았지만 4분기에는 평균 수준의 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건설 수요가 회복돼 봉형강 제품의 수익성이 향상됐고 합병으로 통합시너지가 발생해 생산 및 판매가 증가했으며 공정일원화로 납기 단축, 재고 축소 등 1954억원의 합병시너지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제철은 연산 100만톤 규모의 당진 특수강공장을 시험가동 중이며 멕시코 몬테레이와 중국 충칭에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설립했다"며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의 실적회복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제철의 구매처인 현대자동차가 최근 중국 등지에서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고 국제경기침체로 자동차 강판가격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때 드러난 현대제철의 미실현이익도 결국 판매감소때문에 현대하이스코에 재고가 쌓여 발생한 것"이라며 "현대차의 매출둔화와 지난 8월 신일본주철의 자동차 강판가격 인하 등으로 현대제철의 실적회복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은 최근 4분기 강판가격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