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또 면세점… =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의혹을 해소하려는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의원들은 심사기준, 심사위원명단을 밝히기를 요구했으나 관세청은 내외부에서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밝히기를 거부했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관세청을 상대로 벌인 국정감사에선 대기업 면세점에 대한 특혜 논란과 지난 7월 있었던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의혹 등 면세점과 관련한 질문이 줄기차게 쏟아졌다.
'면세점 국정감사'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만한 수준.
통관애로, 마약단속, 위해물품 단속, 원산지 위반 단속, 부정환급 등 관세청 업무와 관련한 전반적인 질문도 간간히 이어졌지만 이날 국감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면세점'이었다.
특히 일부 야당 의원들은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한 심사위원에 대한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김낙회 관세청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김 관세청장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금융위원회 시장조사단에서 수사가 진행중이라 수사에 미치는 영향과 개인 정보의 사생활 침해 등을 고려해 제출 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 같은 심사위원에 대한 명단 공개 문제는 오후 보충질의까지 이어져 여당과 야당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과 나성린 의원은 최근 최대 규모(2억3000만불)의 수출 성과를 거둔 관세행정시스템 'UNI-PASS'를 칭찬하며 수출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묻기도 했다.
□ 관세청장, "유출? 물리적으로 불가능" = 이날 김낙회 관세청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과정에서 발생했던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시간상 입찰 과정에서 사전 유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
김 관세청장은 "지난 7월10일 오후 5시에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발표됐는데, 문제(한화 갤러리아 주가 폭등)는 오전 10시50분에 일어났다. 그 시점은 심사위원으로부터 나온 결과를 수집중이라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면세점 선정 심사위원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심사위원 선정이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는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냐며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공정성을 담보 할 수 있는 것 아니야"고 물었다.
박 의원은 "해당 업체와 부적절한 관계, 소위 로비가 있을 수 있어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는 김 관세청장의 말에 "공산주의 적 발상"이라며 "판사가 재판을 하는데 얼굴을 가리면 공정하다는 논리는 민주주의에선 통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 역시 면세점 선정과정에 대한 회의록 유무를 물으며 선정에 대한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7월8일 심의 과정에 대한 회의록이 있냐"고 물은 뒤 "회의록을 남기지 않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 이 사안에 대해 회의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합당한 일이냐"고 말했다.
이에 김 관세청장은 "심사위원회를 여러번 했는데 자유로운 의사 교환을 위해서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관세청, 재벌에 면세점 특혜준다" = 새정치 박영선 의원은 면세점 특허 수수료가 영업이익에 비해 과도하게 적은 수준이라며 이것이 재벌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 "대기업 면세점 특혜 과도해" vs "대기업이 경쟁력 있어" = 대기업 면세점에 대한 특혜 문제도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도 대기업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이 독과점 구조라고 얘기했다"라며 "독과점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부패로 직결된다. 기존 업체와 관세청의 강한 결탁이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면세점이 정부 특허를 받아 영업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내는 점을 '땅 짚고 헤엄치기', '황금알 낳는 거위'로 비유하면서 "금수저 물고 나온 사람들이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이다. 대기업 0.05%, 중소기업 0.01%인 현행 특허수수료를 10배로 올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관세청장은 "국내 면세점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관광객이 국내로 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기업 경쟁력이 더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해외로부터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데, 대기업은 대량으로 구매해서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며 "중소기업은 적은 양을 구매해서 높은 가격에 사기 때문에 그런면에서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신규면세점에 선정된 한화갤러리아의 업체 관계자와 관세청장의 만남에 대해 주목했다. 당초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한화갤러리아가 사업자로 선정된 것에 대한 의혹이 담긴 질문이었다.
김 관세청장은 "(면세점 선정 전)한화 관계자를 몇 번 만났나. 63빌딩에서 식사 자주 하시죠"라는 홍 의원의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설명을 듣기 위해 선정전 몇 번 만난 적이 있는데 (한화 관계자는)1번 정도 만났다. (63빌딩에서)식사는 2~3번 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업무 추진비에 63빌딩에서 식사한 내역이 나와 있지 않다. 누가 식사비를 낸 것이냐"며 관세청장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반드시 확인해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