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선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심사와 관련해 일부 기업에 '고무줄' 평가기준이 적용됐고, 이에 대해 관세청이 세부평가기준과 배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사진)은 관세청의 면세점 심사기준에 대해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우선 평가의 적정성, 공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 자료인 세부 평가표가 통상 공개되던 것과 반면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는 공개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관세청은 지난 2월2일 '서울·제주지역 시내 면세점 특허신처 공고'를 통해 '심의기준'과 '사업계획서'의 내용을 공개했으나 세부평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통상 세부항목별 점수까지 공개하는 것과 비교해 최초 공고부터 부실하게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세청은 4월6일 추가공고를 통해 사업계획서 주요 내용을 추가하고, 평가표를 공개했다"며 "하지만 평가범주별 점수만 공개하고, 30여개의 세부 평가항목에 대한 배점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평가점수와 평가기준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바뀌는 점도 의혹의 대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2월2일 최초 공고 당시에는 100점 만점이던 것이 4월6일 추가 공고에서는 1000점 만점으로 바뀌었다"며 "심의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경우에도 점수를 부여할 수 없는 경우에는 '0점'으로 처리한다는 조항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실제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업체 중 하나투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건축허가서와 설계도면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현대아이파크의 합작법인으로 이번에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된 HDC신라의 평가기준도 의문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보통 최대주주가 2개 이상인 합작법인의 경우 지분비율에 따라 평가를 하는데, HDC신라에 대한 평가는 최대주주인 호텔신라는 기준으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입지 관련해서는 현대아이파크몰을 기준으로 평가했는데, 현대아이파크몰의 모회사가 현대산업개발이라는 점을 봤을 때 납득하기 힘든 기준이라고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합작법인 구성 시 최대 주주만을 평가한다는 것은 입찰, 심사 등에서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특허심사위원회의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평가 기준을 누가 결정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박 의원은 HDC신라 심사시 HDC신라의 대주주인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실적에 대해서도 평가를 배제한 것, 관련 법적 근거도 없이 관세처이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박 의원은 "HDC신라의 사례는 관세청이 허를 찔렸던지 아니면 봐줬던지 둘 중 하나"라며 "HDC신라의 독과점 문제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사업자 평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하반기 특허 심사에서 여타의 기업들이 기존 사업자가 평가에서 불리할 경우 HDC 신라처럼 합작법인의 형태로 입찰에 참여해 심사를 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