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파견 근로자 소득세 '탈세구멍' 틀어 막는다

국내로 파견근무를 온 외국법인 소속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세금징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이 같은 고소득 국내 파견근로자를 원천징수 대상에 포함시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5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1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감사원이 발표한 '납세조합 지도·감독 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5년 동안 근로소득세를 탈루했다고 추정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는 2433명, 탈루세액은 가산세를 포함해 745억원에 달한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외국법인 소속으로 국내에 파견된 외국인 조종사 895명에 대한 근로소득세 533억원이 징수 누락된 부분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이들 외국인 조종사들은 동종업계의 다른 조종사들보다 23.5％∼30.5％ 가량 급여를 과소신고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소득이나, 내국인이 외국법인으로부터 받은 근로소득은 원천징수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현행법은 국내 파견 근로자의 경우 17% 단일세율 과세특례가 부여되는 일반 외국인 근로자와 달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없이 자진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납세조합을 통해 신고·납부한 경우 10%의 납세조합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에 납세조합을 통해 과도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등으로 조세지원의 형평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납세조합공제제도의 적용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내년부터 국내에 파견된 외국법인 소속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상은 고소득 근로자에 한정하며 원천징수세율은 일반 외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17%가 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고소득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내국법인은 원천징수의무가 부여되며 근로자를 국내에 파견하는 외국법인은 차후 연말정산 시 추가납부 또는 환급신청을 할 수 있다.

고소득의 기준 및 원천징수 절차 등 세부사항은 추후 시행령에 규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파견 근로자의 근로소득에 대한 세원관리를 강화하고자 이 같은 방침을 내놨다"며 "최근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대한 대책이 녹아들어 있는 법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