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투표율은 뜨겁지만"…비방·해명 여전

비방과 음해, 폭로로 점철된 그동안의 세무사회 선거판 양상 때문일까. 

23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제29대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 대구지방회 투표장에서도 저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공격과 결백을 주장하는 후보들의 해명이 이어졌다.

첫번째 소견발표자로 나선 기호 3번 손윤 후보는 최근 이슈가 된 백운찬 후보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조세언론의 보도를 짚고 나섰다.

손 후보는 "백운찬 후보가 그토록 부정직한 고위공직자인줄 몰랐다"며 "조세언론은 즉시 증거를 공개하기 바란다. 기호 3번 손윤 캠프에서 공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발표에 나선 기호 2번 조용근 후보는 자신이 한길TIS가 위기에 처했을 때 주식을 매도했다는 설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저 그렇게 부도덕한 사람 아닙니다"라고 운을 뗀 조 후보는 "나도 돈이 없는데 1억1300만원이나 투자했고, 지금도 갖고 있다. 반드시 한길TIS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친더존파'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세무명인이 합병돼서 더존으로 넘어갔는데, 그런 이유로 나를 더존파라고 부르면 할말이 없다"며 "안수남 후보도 마찬가지다. 택스온넷 주주 800여명에 대한 본전찾기를 하자고 몸을 던진 것이다.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에도 참여를 한 것인데, 이를 더존파라고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백운찬 후보가 조세일보로부터 고문료를 받았다는 조 후보측의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언론에 나가게 된 것에 대해 백 후보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기호 1번 이창규 후보는 후보들간 이어져온 비방전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패거리 정치가 나라를 망치듯, 선거때마다 자신만이 정의의 사도인양 회원의 표심을 호도하는 무리들이 있다"며 "백 후보는 고위공직자 출신답게 참신한 개혁안을 제시할 수 없는가. 조 후보는 회장직을 2번이나 한만큼 화합을 위해서는 이래서는(3선을 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선거도 이대로 가다가는 걱정이다"라며 "부끄럽고 비정상적인 작태의 고리를 끊어버리자. 선거제도를 확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백운찬 후보는 최근 자신이 돈을 받았다는 보도들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결백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백 후보는 "제가 마치 부도덕한 후보인 것처럼 말한 후보가 있다"며 "모 조세언론(국세신문)에서 내가 모 조세언론(조세일보)으로부터 고문료를 받았다는 기사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랬더니 너무했다 싶었던지 지난주 중부회 투표가 끝난 뒤 그 후보로부터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보도자료를 내서 사과한다는 내용을 팩스로 보내왔다"며 "하지만 그 신문보도로 저는 이미 많은 영향을 받았고,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구회에서는 정기총회와 소견문 발표를 모두 마친 뒤 일괄적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이는 서울, 중부에서 소견문 발표와 투표를 동시에 진행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서울, 중부에서는 소견문 발표와 동시에 투표를 진행하는 진행방식으로 인해 후보들이 소견문을 발표할 때 객석에 불과 수 십명이 앉아있는 처참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회에서는 소견문 발표가 끝난 뒤 일괄적으로 투표를 진행한 탓인지 수백명의 회원이 자리를 가득 메운 채로 후보들의 발표가 진행,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왜 서울, 중부와 대구의 진행방식이 다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원래 대구는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