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포상금 해마다 개편은 법 안정성 해쳐

국가의 행정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국민의 자발적 협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국민의 협조로 인하여 행정이 원활하게 수행된 경우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한 것이 포상금제도이다.

요즈음은 각종 행정영역에서, 특히 위법사항의 신고에 대하여 각양각색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흔히 '00 파라치'라고 하여 그 종류도 많다. 2013년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운용하는 파라치 종류가 1100개가 넘어섰다는 보도도 있다.

세정의 영역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1951년 제정된 조세범처벌절차법에서 조세범 확정벌금액의 10% 이상 25% 이하에서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이 법은 국세기본법 상의 포상금제도와 중복돼 2011년 삭제되었다. 한편 2003년 국세기본법에서는 제84조의2에 1억원까지로 하는 포상금규정이 신설되었다. 

포상금액은 2012년 10억원, 2013년 20억원, 2014년 30억원까지로 각각 상향 개정되었다. 매년 10억원씩 늘고 있다. 내년에도 늘어날 것인가? 증액 이유는 탈세포상금이 국세청의 효자 노릇을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급된 포상금은 87억원이었고 추징액은 1조 5301억원이란다. 그렇더라도 매년 포상금 상한액을 인상하는 법률개정은 무언가 이상하다. 조세행정이 무슨 영업이라도 되는 것인가? 세법개정이 얼마나 단견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할 수밖에 없다.

법률개정에 있어서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은 가장 중요한 출발선이다. 수시로 바꿀 것이 아니다. 포상금 제도로 증세의 목적을 이루겠다는 것인가? 

사실 탈세제보는 내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내부자는 태반이 탈세에 가담하였다가 어떠한 사유로 경영자와 대립관계에 있게 된 사람일 것이다. 

법은 법이고 도덕과 윤리는 다르지만 국가행정에서 제보에 너무 의존하는 모양을 보인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일본도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우리와 유사한 제3자 통보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폐지되었다.

포상금 제도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탈세제보가 비리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새로운 로또가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매년 탈세제보 포상금 상한액을 개정하는 것은 조세행정에 대한 아무런 고민이나 철학이 없이 편의에 따른 것이 아닌가 고민해볼 시점이다.

비단 포상금 규정이 아니어도 앞으로 세법조항의 개정에 있어 법 규범 원칙을 지키고 납세자가 공감하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