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국세청을 홀연히 떠난 정경석 세무사(전 국세청 심사1담당관, 사진)가 법무법인 율촌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31일 정 세무사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율촌 조세진단팀에서 세무조사 대리는 물론 조사에 대비한 사전자문, 의뢰인에게 필요한 법령연구 등 국세청 관련 업무를 시작한다"며 "국세공무원으로서 30년 세월을 꽃 피웠다면 이제 율촌에서 씨앗을 맺을 시기"라고 말했다.
공직에 있을 당시 사람 좋은 인상에, 맡은 업무는 끝까지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의지파로 꼽혔던 정 세무사. 폭넓은 상하관계 및 교우관계를 보유한 '마당발' 스타일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하는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고 조직 또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집합체이므로 세상 모든 일은 사람이 제대로 사람을 위하고, 사람답게 행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인생철학을 전했다.
□ 30년 경력, 국세청 베테랑…'세상' 밖으로 나오다 =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난 정 세무사는 경남고를 졸업한 뒤 세무대학교(1기)에 입학했다. 세무대 졸업 후 230명의 동기생들과 함께 8급특채로 국세청에 입문한 그는 일선 세무서를 두루 돌며 국세행정 경험을 쌓았다.
사무관 승진 이후 6개월 동안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으며 이후 통영세무서 직세과장, 동해지서장, 인천세무서 납세지원과장 등을 지냈다. 1999년 국세행정개혁기획단 총괄팀에 투신, 국세청 개혁 작업에도 흔적을 남겼다.
국세청 감사관실에서 근무하던 지난 2006년 8월, 서기관으로 승진했고 초임세무서장은 원주세무서에서 역임했다. 2009년 1월 서울국세청 국제조사2과장에 임명됐고 이듬해 9월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으로 임명됐다.
국제세원관리담당관 재임 시절 '해외지급보증 수수료' 과세기틀 확립, 해외금융계좌 신고 등 난제들을 무리 없이 처리해 내는 '수완'을 발휘,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하는 영광도 얻어냈다.
그리고 국세청 심사1담당관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2년 8월,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명예퇴직을 선택한 정 세무사는 이후 삼화왕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관리자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 '사람'이 최고의 가치…'호인(好人)' 정.경.석 = 정 세무사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 그 자체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국세청을 퇴직하면서 돌아본 공무원 생활의 가장 큰 감사함은 선후배·동료와의 동고동락에서 느꼈던 희로애락을 꼽았을 정도로 사람을 가장 중요시하는 정 세무사.
그는 국세청 안팎에서 대표적인 '의리맨'이자 '호인'으로 꼽혀왔다. 업무에 있어서는 원칙을 준수하며 냉철하게 판단을 내리지만,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의 고충을 알고 이해하며 마음으로 위로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국세청 내에서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직원에 대한 구별 기준에 대해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무대 출신이라 세무대 후배들만 우대하지 않고 남직원과 여직원을 차별하지 않으며, 지방색에 따라 직원을 선별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마음에 지녔기에 그가 일하는 부서는 항상 화합과 단결이 좋았던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국세청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루어낸 굵직한 업무 성과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직원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정 세무사는 업무적으로도 뛰어난 업적을 쌓았다.
특히 1999년 국세청 국세행정기획단 총괄팀에서 근무할 당시 일궈낸 기능별 조직개편, 지역담당제 폐지 등의 업적은 국세청 '제2의 개청'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지금까지도 심심치 않게 국세청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 율촌에서의 새로운 시작, "최고의 결과 도출 할 것" = 정 세무사는 국세청 퇴직 후, 삼화왕관(주)의 부회장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국세청 간부로서의 역할과는 또 다르게 기업입장에서의 신념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세무에 대해 올바르고 제대로 자문을 해주는 것이며, 혹시라도 기업의 입장에서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면 탄탄한 실력과 논리를 무장해 풀어주는 참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법무법인 율촌은 조세소송분야 최고,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의뢰인에게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화합하기로 유명한 곳이기에 거리낌 없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은 세법을 두고도 서로의 입장과 견해차이 때문에 생기는 납세자와 과세관청의 첨예화된 대립은 세법이 과세관청과 납세자, 서로에게 떳떳할 때 최소화 될 수 있다"며 "대립을 최소화하고 법의 논리와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상호 입장을 대변하는 가장 적절한 솔루션 제공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국세심판소, 감사, 심사 등의 경험은 과세관청과 납세자 양측의 입장을 모두 이해해야만 업무 처리가 가능했던 분야이므로 율촌 조세진단팀에 어떤 유형의 의뢰가 있다 해도 최고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세무사는 "많은 선·후배들을 만나 같은 목적을 갖고 일하는 것에도 커다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탁월한 능력을 통해 발휘하게 되는 시너지 효과는 율촌을 믿고 찾아오는 의뢰인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며 그 결과 또한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1956년 ▲울산 ▲경남고-세무대(1기)-고려대 정책대학원 경제학 석사) ▲8급특채
▲반포세무서, 국세심판원, 남산세무서, 강서세무서, 국세청 국제조세1과, 일본연수, 통영세무서 직세과장, 동해지서장, 인천세무서 납세지원과장, 국세행정개혁기획단, 남대문세무서 세원1과장, 국세청 심사과, 국세청 감사관실, 원주세무서장, 서울국세청 국제조사2과장,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 국세청 심사1담당관, 삼화왕관(주) 부회장, 법무법인 율촌 조세팀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