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납세과 출범 첫 부가세 신고…"신고납부, 성공적"

국세청이 소득세과와 부가가치세과를 '개인납세과'로 통합한 후 처음으로 진행된 '2014년 제2기 부가가치세 신고납부'가 지난 26일 최종 마무리됐다.

하루에 3~400명, 많게는 1000명에 이르는 납세자들이 내방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신고납부를 통해 일선에서는 '개인납세과' 체제의 장단점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총 596만명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부가세 신고납부는 지난 2013년 제2기 부가세 신고납부 대상자인 576만명에 비해 무려 20만명이나 증가한 숫자다.

제2기 부가세 신고납부는 지난 2013년부터 간이과세자의 신고의무가 연 1회로 축소됨에 따라 이에 해당하는 사업자들의 내방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 개인납세과 체제, '양날의 칼' 되나 =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된 '개인납세과' 체제는 기존 세목별로 운영되던 소득세과와 부가세과를 납세자 편의를 위해 하나로 합쳐 한 곳에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에 일선에서는 두 과가 하나로 합쳐진 만큼 인원이 늘어나 신고납부때마다 전체 서의 인원을 끌어다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반면 소득세와 부가세 신고납부가 상반기 내내 계속해서 이어지는 점을 지적하며 정작 다른 업무는 못하고 신고납부만 연이어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모 과장은 "예전에는 부가세 신고납부를 할 때 전체 서에서 인원을 동원해서 타과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개인납세과 체제에서는 보다시피 소득세과와 부가세과가 합쳐졌기 때문에 '한 팀'만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상반기 내내 신고납부 업무가 이어져 정작 세원분석, 사후검증 등 다른 업무는 하지 못해 '신고납부부서'로 전락될까 우려된다"며 "1월 제2기 부가세 신고납부, 2월 면세사업자 사업장 현황신고, 3월 연말정산, 4월 부가세 제1기 예정신고납부가 있고 5월에는 가장 큰 업무인 종합소득세 신고납부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통합되기 전 신고 담당 직원들이 모두 신고창구에 내려가 있어 전화 상담 요원들을 타과에서 파견하곤 했는데, 이번 신고에는 개인납세과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5월 소득세 신고 때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EITC 수급자 확대로 영세한 납세자가 많은 지역의 세무서들은 타과에서 조금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하루 1000명 가까이 내방, '멱살잡이' 싸움도 벌어져 = 한편 하루에 적게는 3~400명, 많게는 900명에 이르는 납세자가 내방하다보니 일선 세무서에서는 별도의 외부인력을 고용하는 등 질서유지를 위해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해도 사고는 터져나오기 마련이라는 것이 일선 관계자의 설명.

한 일선 관계자는 "내방자 안내 등 질서유지를 위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6명을 고용했다"며 "그래도 내방자가 워낙 많다보니 납세자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납세자가 세금영수증을 한묶음 들고와서 처리해달라고 해 다른 납세자들이 오래 기다리게 된 일이 있었다"며 "기다리던 납세자 중 한명이 세금영수증을 들고온 납세자와 싸움이 붙어 직원들이 뜯어말려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일선 직원은 "세무서에 내방하는 이들은 주로 영세한 사업자들인 간이납세자들"이라며 "일단 내방한 납세자는 온김에 신고납부를 전부 해결하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어떨 때는 저녁 8시까지 납세자와 씨름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신고뿐만 아니라 납부도 해야하기 때문에 민원실도 납세자로 인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며 "어차피 세무서에서도 부가세를 은행에 예치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세무서에 나와 세금을 받아가는 것도 방법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