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직원, 징계시효 지나 징계 못해
국세공무원 13명, 음주운전하고도 '승진'
국세청이 뇌물을 수수해 대법원에서 벌금형까지 선고받은 직원에 대한 징계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징계시효가 지나 징계를 하지 못하거나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직원을 승진시킨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2012년 1월1일부터 2014년 6월30일까지 부산지방국세청 및 산하 세무서 등에서 처리한 업무 전반에 대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예비조사와 현장 확인감사를 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 결과, 서광주세무서에 근무하던 직원 A씨는 2010년 7월 세무사 B씨로부터 양도소득세 감면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수수했으며 다음해인 2011년 1월 광주지방검찰청에 기소됐다. 기소됐을 당시 광주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이후 1심에서 공용서류 무효와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300만원이 부과됐고 2012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검찰의 상고를 각하하고 원심확정 판결을 했다.
이에 따라 서광주세무서는 소속 직원의 사건을 통보받은 후 1개월 이내인 2011년 2월까지 '공무원 징계령'에 따라 경징계 이상의 징계요구를 해야했지만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고 3주가 지난 같은 해 12월 18일에서야 징계를 요구했다.
이 결과, 광주국세청 징계위원회에서는 A씨에 대한 징계요구에 대해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해 서면경고 처분만 한 채 사건을 자체 종결했고 감사원은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음주운전을 한 직원이 공무원이 아니라고 속여 징계는 커녕 승진까지 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 본청과 지방청별로 음주운전 조사 과정에서 공무원 신분을 밝히지 않고 무직이라고 진술한 직원은 음주운전자 244명 중 43.8%인 107명이었으며 국세청은 공무원 신분을 속인 직원들의 음주운전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107명 중 퇴직자 2명을 제외한 105명이 징계 등의 처분을 받지 않았고 그 중 37명은 징계시효가 경과해 징계 처분을 하지 못했으며 13명은 음주운전을 했음에도 불구 승진까지 했다.
감사원은 "음주운전으로 징계처분을 받고 승진에서 누락된 직원들과의 형평성이 저해된다"며 "앞으로 음주운전을 하고도 공무원 신분을 속임으로써 시효 경과로 징계처분을 받지 않거나 승진 시 불이익을 받지 않는 일이 없도록 인사 형평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