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닮고 싶은 관리자 '아이콘'…'고졸신화'를 쓰다

세상에는 별로 어렵지 않은 작은 문제인데도 마치 큰일처럼 요란하게 풀어내서 ‘대단한 인물’로 평가 받는 사람도 있지만, 복잡하고 파급력이 큰 엄청난 문제인데도 별 일 아닌 것처럼 너무 쉽고 간단하게 해결하는 통에 크게 부각되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다.

후자에 속한 사람들은 함께 일을 해 본 동료나 후배들로부터는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해결한 일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정작 조직 내 인사문제에 있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세청 후배들로부터는 ‘공직자의 귀감으로 가장 닮고 싶은 관리자의 아이콘’으로, 또 국세청 밖에서는 ‘상대입장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성품의 보기 드문 공직자’로 평가를 받는 황용희 중부지방국세청 세원분석국장이 바로 그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런 황 국장이 오는 18일 ‘명예퇴임식’을 갖고, 그를 ‘마음속의 청장님’으로 존경하는 후배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국세청을 떠난다.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7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래 34년 6개월 만이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황 국장을 보면 일로동행(一路同行)이란 말이 떠오른다”고 입을 모은다. 이 말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선 외곬으로 끊임없이 채찍질과 담금질을 가하며 외로운 싸움을 벌이지만, 주변 동료들과 소통・화합・협력을 잘해 결국은 큰일을 해낸다는 뜻이다.

그는 그 바쁜 와중에도 학력(學歷)에 대한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틈틈이 시간을 내서 여간한 끈기 아니면 마칠 수 없다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세법・세무를 전공하는 등 향학열을 불태웠다. 

경제기획원에서 국세청으로 자리를 옮겨 전주세무서 총무과장으로 첫 보직을 맡았던 황 국장은 국세청에서의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결코 믿기지 않을 만큼 국세행정 발전을 위한 수많은 업적을 쌓아왔다.

황 국장의 탁월한 능력이 국세청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익산・부천세무서 재산세과장을 지내며 쌓은 실무경험과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국세청 본청 재산세과에 발탁돼 근무하면서 부터다. 

황 국장이 다른 부처 출신임에도 남녀구분 없이 수많은 국세청 후배 직원들은 그를 ‘큰 형님이자 큰 오라버니’로 격의 없이 따른다. 많은 후배들은 마음속으로 그를 ‘지방국세청장 보다 훌륭한 국세청 간부’로 이미 오래전부터 임명하고, 깊은 존경과 신뢰를 보내고 있다. 

국세청 사람들이 이처럼 그를 진심으로 따르는 것은 그가 단지 후덕한 인상을 가진 노력형 인간이기 때문만은 결코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