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특법(간접세)-
현행 중고차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이 앞으로 2년 더 연장된다.
당초 정부는 중고차에 대한 과도한 특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만큼은 공제율 축소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세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는 중고차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치권의 정무적 판단에 무산됐다.
또한 매입자 납부특례 대상에 금 스크랩이 추가돼 앞으로 이를 이용한 탈세가 원천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을 통과시켰다.
□ 중고차 업계 '안도', 금 스크랩 매입 탈세 원천차단 =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중고차들이 사들일 때 매입세액이 있는 것으로 인정해 매입가액의 109분의 9를 공제받고 있는 제도를 오는 2016년까지 연장한다.
당초 지난 8월 중고차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낮추는 정부 세법개정안이 발표됨에 따라 중고차 업계는 세부담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해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현행 9/109 공제율을 앞으로 2016년 말까지 2년 더 유지하기로 한 수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중고차 업계의 근심이 눈녹듯이 녹아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가가치세는 보통 매출금액의 10%에서 매입금액의 10%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이 경우 매입금액이 얼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세금계산서가 있어야 하는데 개인들에게서 중고차를 구입하는 중고차 매매업자는 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지난 1992년 '조세감면규제법'을 통해 이러한 중고차의 매입세액을 10/110으로 하자는 '의제매입세액공제'제도가 도입됐다.
1993년부터 2010년까지는 10/100의 공제율이 도입되다가 2011년부터는 9/109의 공제율이 도입됐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이를 2015년 초부터 2016년 말까지 7/107로, 2017년 초부터 2017년 말까지 5/105를 도입하다가 이후부터는 폐지하자는 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현재 중고차 업계는 거래의 투명성이 낮아 매입액을 시가의 절반수준으로 신고하는 등의 관행이 존재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굳이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낮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세법개정을 통해 중고차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낮추는 방침이 재차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가세 매입자 납부특례 대상에 금 스크랩(금 함유량이 0.01/1000인 금 화합물)이 추가된다.
부가세 매입자 납부특례란 거래질서가 불투명한 품목에 대해 부가세를 판매자가 아닌 매입자가 내도록 한 제도다.
쉽게 말해 어떤 물건을 산 사람이 판 사람의 계좌에 부가세가 포함된 대금을 입금하면, 입금된 금융회사에서 이 부가세를 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판매자가 매출액을 속여 부가세를 탈루할 가능성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그동안 이런 매입자 납부특례 대상에 금지금(골드바), 고금, 구리스크랩을 포함시켜왔으나 금 스크랩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금 가공업자들은 골드바를 만들 때 이런 점을 악용해 금 스크랩을 재료로 매입해 골드바를 만들었다고 위장해 세금을 탈루해왔다.
하지만 이번 금 스크랩을 매입자 납부특례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정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이런 방식의 탈세가 원천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 서민·농민 지원하는 법안…올해도 '쭉' = 한편 서민생활에 밀접한 경차(경형자동차), 기저귀 등에 지원되던 세제혜택이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경차가 사용하는 휘발유에는 연간 10만원 한도로 연료비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및 개별소비세를 환급하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는 리터당 250원, LPG부탄은 리터당 161원이 환급된다.
그동안 이런 환급혜택으로 인해 경차를 애용하는 서민층의 교통비 부담이 덜어지는 효과가 있었으나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다.
정부는 서민층을 지원하고 경차보급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현행법을 2016년 말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이번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앞으로는 최소 내후년 말까지는 경차 연료에 대한 세제혜택이 이어지게 됐다.
또한 올해 말이 일몰이었던 기저귀, 분유에 대한 부가세 면제혜택이 2017년 말까지 3년 더 연장된다. 현재 정부는 심각한 저출산의 현실을 고려해 영유아 보육에 대한 지원 정책을 다양하게 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그동안 기저귀와 분유에 대해서는 부가세가 면제되어오고 있었으나 올해 말로 일몰될 예정이었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수)가 1.19명으로 작년의 1.297명에 비해 크게 하락한 점을 고려해 기저귀와 분유에 대한 부가세 면제 혜택을 앞으로 3년 더 늘리는 법안을 마련했고 이번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앞으로 3년간은 기저귀와 분유 가격 인상이 어느 정도는 완화돼 육아로 힘들어하는 주부들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