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소위, 중소기업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 법안 '계류'
제도 시행상 미비점 보완…내년 2월 임시국회 재차 논의
-2015년 예산안 국회 본회의 부의 'D-7'-
중소기업의 법인세 신고기한을 한 달 연장하는 방안이 사실상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세원간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법안 발의자가 스스로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24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중소기업 법인세 신고기한을 연장하는 법안(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안)을 계류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법안은 중소기업에 대해 법인세 신고·납부기한을 현행 3개월에서 1개월 연장해 사업연도 후 4개월 이내에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골자다. 통상 대부분의 법인은 12월에 사업연도가 종료됨에 따라 매년 3월에 법인세 신고·납부가 집중되는데, 이를 4월까지 늘려주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제도의 실효성.
회계·세무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3개월 이내에 법인세 신고를 완료하는데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 신고·납부기한 연장에 따라 행정비용이 증가한다는 반발이 더 큰 설득력을 얻었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 실제 신고·납부기한이 연장될 경우, 과세당국 입장에서는 법인세 신고·납부업무가 매년 3월과 4월로 분산되기 때문에 행정비용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존재한다.
특히 종합소득세나 부가가치세 등 다른 신고납부 세목의 경우에는 중소기업에 대해 신고·납부 기한을 연장하는 제도를 두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였다. 세원간 형평성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더욱이 신고기한 연장에 따라 세무대리인의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도 법안 추진에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문제점에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법안 발의자인 김관영 의원도 대다수 부정적인 시각에 수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법안 철회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세소위 소속 여당 의원은 "법인세법 상에서 법인세 신고기한 연장 법을 도입하려면 일단 상법을 먼저 바꿔야 한다"며 "세무사회 등에서 반발이 심한 점을 고려해서 법안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시행상의 미비점을 보완, 내년 2월에 열릴 임시국회에서 재차 논의하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좀 더 연구를 해본 다음에 (법안 처리를)하겠다. 2월이나 4월에 재논의가 될 수 있도록 법안을 다시 손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세소위는 24일 현재 기준 총 22여건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계류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구입비에 대한 소득공제 신설, 간이과세 기준금액 상향조정, 녹용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 해외재산 신고대상 확대, 역외탈세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소득공제 장기펀드 가입 대상 확대 등의 법안이 사실상 폐기 판정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