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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소위 일정 아직도 '캄캄'…커지는 졸속 심의 우려

  • 보도 : 2014.10.30 15:58
  • 수정 : 2014.10.30 15:58

내달 6일 조세소위 구성 안건 처리 예정
예산안·부수법안 자동상정, 심의 시간 촉박

국정감사가 끝나면 으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가동, 많은 수의 세법개정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세소위 안건과 일정 협의는 고사하고 30일 현재까지도 소위 구성이 되지 않으면서 여야는 이제서야 소위 구성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는 다음달 초까지 협상을 마치고 다음달 6일에 소위 구성의 건을 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

통상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면 곧바로 소위 구성을 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국감이 끝난 현재까지도 소위 구성이 안 된 것은 근래 들어 처음이다.

과거처럼 12월31일까지 숨가쁘게 법안을 심의해 자정이 되기 몇 시간 전 후다닥 세법을 처리하고 기재위 전체회의, 법사위, 본회의로 넘기는 것이 가능하다면 시간은 크게 부족하지 않다.

매년 11월 중순을 전후해 조세소위가 가동된 것을 감안하면 예년에 비해 크게 늦은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과 세법 등 부수법안이 자동상정되는 첫 해로 물리적인 시간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11월30일까지는 모든 심의를 끝마쳐야 하지만 내달 6일 조세소위가 구성된 후 첫 회의를 열어 안건을 정한 뒤 세법심의에 바로 들어간다면 길게 잡아야 3주 간의 시간이 주어질 뿐이다.

지난해 기재위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조세소위가 12월9일부터 31일 오후 9시까지 크리스마스와 주말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가동됐던 것을 감안하면 2~3주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 매년 '졸속 심의' 되풀이, 올해 더 심각 = 짧으면 2~3주 길어봤자 4~5주 동안 적게는 150개에서 많게는 200개 이상의 세법개정 사항을 심의하는 조세소위는 매년 '졸속 심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매년 4주 동안 평일마다 8시간씩 조세소위가 가동돼 200개의 법안을 심의한다면 법안 하나당 48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4000만 국민들의 호주머니는 물론 기업들의 앞날을 좌지우지 하는 법안을 48분 안에 심의를 마쳐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조세소위는 매일 8시간씩 열리지 않는다. 의원들의 일정에 따라 정치 상황에 따라 열리지 않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오전 혹은 오후만 열리는 날도 있다.

쟁점법안이 있으면 상황은 더 꼬인다. 쟁점사안이 적은 법안은 법안 설명만 하고 바로 통과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쟁점법안은 심의하는데만 며칠씩 걸린다.

지난해 종교인 과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 인상,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법안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며 12월31일 마지막 날까지도 법안 처리를 하지 못하다가 밤 9시가 돼서야 전체회의를 통과한 전례도 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세법은 내년도 세입예산안을 집행하는 필수적인 법안이자 크게는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도 있는 만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만큼 조세소위 소속 의원들은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고 소위 구성이 끝나면 공부를 하거나 내용을 습득하는 등의 시간을 가져왔지만 올해는 소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소위 구성이 되자마자 세법 심의에 들어가야 할 상황인 만큼 나름대로의 '공부'는 꿈도 꿀 수 없다. 3주 동안의 시간 동안 세법에 대한 공부도 없이 심의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 쟁점법안 줄었지만…또 정부에 끌려가기? = 그나마 희망이 남아있다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쟁점법안이 비교적 적다는 점이다. 논란이 되는 법안은 정부의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와 담뱃세 인상과 관련된 법안 정도이다.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대해선 정부가 내놓은 안의 과세수준이 낮다거나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결국 고소득자와 외국인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라는 야당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담뱃세에 개별소비세를 신설해 서민의 부담을 늘린다는 반발도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 여야 지도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 인상 같은 담판을 지을 정도의 첨예한 대립을 야기시킬만한 법안은 거의 없다.

결국 문제는 시간 부족이다. 이래저래 쟁점법안들이 무난히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시간 부족과 정보 부족, 전문성 부족 등의 이유로 조세소위에서 정부안을 뒤짚는 것은 여의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제기하며 기재부가 정보를 틀어쥐고 국회에 제공을 하지 않아 세법 심의가 어렵다고 항의를 하기도 했었다.

정보가 부족하다면 조세소위는 전문성으로 정부와 승부를 봐야하지만 소위 구성이 현재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국회에서는 세법 심의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소위 구성을 미뤄왔던 기재위가 결국에는 스스로 정부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평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신원기 간사는 "시간이 성과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등 해야할 법안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세소위를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세법은 나오는 시즌이 있기 때문에 그 시즌에만이라도 상시운영에 가깝도록 가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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