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기조 어찌 탈피하나, 고심에 빠진 부총리 =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에 대한 첫 평가무대였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27일 마무리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여야 할 거 없이 저성장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며, "저성장을 탈피해보자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용진 기자)
잘잘못을 따지는 여야 의원들 간 '언쟁(말다툼)'은 오고갔지 않았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빠져 있는 한국경제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같은 목소리로 위기감을 표명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전망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에 대해 회의감 섞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세수결손 규모는 정부의 추산치보다 더 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 저성장 고착화 '우려', 부총리 "위기감 갖고 있다" =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4개 기관(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조폐공사·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OECD 각 지표를 보면 한국의 경우 자살율, 근로시간, 가처분소득 등 나쁜 쪽으로 보이고 있는 것은 1위를 한다"며 "그런데 소득분배지수, 청소년행복지수 등 좋은 것은 우리는 꼴찌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더욱이 문제는 빚 잔치를 하고 있다. 가계부채 등 3대 부채 합계가 2000조원을 넘어섰다"면서 "소득분위별 가계부채 증감율을 보면 저소득층이 늘어난데 반해, 가계 순자산 증감은 저소득층에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득격차 뿐만 아니라 자산격차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 의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수를 살리는 거 아니겠냐. 물론 서비스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서비스산업도 일어나야지 내수도 확충 된다"며 "하지만 국민들 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저성장·저물가, 내수의 공동화 현상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가계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오제세 의원도 "기하급수적으로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경환 노믹스는 부채에 의존하는 경제정책을 내걸었다. 이러한 길은 죽음의 길이고, 망국의 길이다"고 비난하면서 "이제는 재정적자를 늘리고 가계부채를 늘려 쉽게 돈을 벌겠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소득을 늘려 나가야 오늘은 힘들더라도 내일은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당에서도 침체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같은 진단을 내보였지만, 질타보다는 감싸주는 발언으로 대응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지금 경제상황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느냐. 경제를 죽이기 위한 정책을 쓰고 있느냐, 아니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쓰느냐"라며 야당에서 지적한 문제에 대해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저성장)위기감을 갖고 있다. 모든 정책에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결국 소비가 되려면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 올해 성장률 3.7% 달성 미지수(?), 세수결손 더 커지나 = 특히 정부가 전망하는 경제성장률 달성도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은 "정부가 올해 성장률 3.7%를 달성하기 위해 31조원 플러스 알파의 재정을 뿌리는 등 확장적 재전편성도 했지만, 한국은행에서 최근 발표한 경제성장률을 보면 0.1%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률이 하락하기 때문에 정부의 전망치보다 세수 부족분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저성장 고착화가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위험한 요인이다. 경기가 올랐다가 저성장 할 수 있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고착화되어 가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탈피해보고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목표 관련해서 2/4분기 실적이 더 못했다. 그 여파가 세수영향에 미치고 있다"면서 "현재 성장률을 3.7% 목표하고 있지만, 하방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가계부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에 따라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금리인하가 과도하게 가계부채를 유발해서 내수 고착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경기부양이 아니라 경기를 불황에 빠지게 만들 것이라고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우리나라 부채 증가 속도가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높다. 가계부채가 우리경제의 뇌관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시각이 엄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도 "가계부채 위험에 있는 대상이 주로 자영업이나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인데, 원금을 갚아나가기 어려우니 가처분소득을 늘려서 부채를 줄여나가는 방법을 채택하겠다고 했지만, 정부가 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금리인하 영향에 따라 향후 1년간 가계부채가 0.24% 느는 분석자료가 있다.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는 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