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자증세·서민감세" vs 野 "대국민 사기극"

野, 기재부 세수귀착효과 근거자료 요구…崔 '버티기'
여야, 가계소득 증대세제 실효성 문제 제기

17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선 기재부가 내놓은 세수귀착효과 자료에 대한 여야 의원들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간의 진실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가계소득 증대세제 3패 패키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기재부는 지난 13일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세 부담은 증가하고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의 세 부담은 42조원 이상 줄어들었다고 발표했었다.

이명박 정부 첫 해 2008년 세법개정으로 88조7000억원의 세수가 줄었지만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세법개정으로 총 63조3000억원을 증세했다는 것이 기재부 발표의 요지이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근거가 없는 자료라며 강하게 질타했고 여당은 야당이 주장하는 '부자감세'가 근거없다고 반박하면서 오전 질의가 끝나고도 의사진행발언이 30분 이상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 부총리가 세수귀착효과를 말하는 것을 보면 과거 장관들과 다르다. 과거 장관이 거짓 증언을 했다거나 아니면 최 부총리가 거짓증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기재부가 발표한 자료에 대해 세수귀착효과를 전부 제출해야 한다"며 "기재부가 발표한 (대기업 증세라는) 자료는 믿을 수 없다. 원래 자료를 내놔야 한다. 원래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최 부총리는 "2008년부터 2013년 동안 고소득층과 대기업은 증세를 했고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은 증세를 하지 않았다"며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은 오히려 40조원의 감세를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부자감세 논란은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법인세가 감세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지난해 최저한세가 17%가 됐다"며 "이를 보고도 부자감세가 맞는 논리이냐"라고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최 부총리는 "당초 이명박 정부에서 세법개정안 보면 그런(부자감세) 부분 있었지만 그 이후 꾸준한 세법 보완이 있었다"며 "소득세 부분은 부자감세가 이뤄진 적이 없다. 오히려 3%p 올렸기 때문에 부자감세 중에서도 소득세는 다른 얘기인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 집단 반발…기재부, 사태 진화에 '진땀'

최 부총리의 답변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은 기재부의 세수귀착효과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출하라고 오전 질의 내내 요구했다. 오전 질의가 끝나고도 야당 의원들의 요구는 계속 됐다.

최 부총리는 이미 제출했다고 답변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자료가 부실하다며 재차 요구했고 급기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고성을 지르는 등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박 의원은 "이것은 전망치 아니냐. 지난 5년간 세수실적에 바탕한 자료가 없는 것 아니냐. 세법개정 시 매년 세법개정과 세수효과를 추정한 전망치 아니냐"라고 따졌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실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라고 말하다가 박 의원의 질타가 계속되자 "실적치를 베이스로 한…"이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말장난 하지마. 무슨 베이스?"라고 불같이 화를 냈다.

급기야 정희수 기재위원장이 "품위를 지켜달라"고 요구했고 문 실장은 "과거 실적을 바탕으로 추계를 한다"고 답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도 "대한민국 통계실적 중 실적치를 베이스로 한 추정치가 있냐. 기재부 장관이 그걸로 국민을 속이는게 많이 되느냐"라며 "기업이 더 부담하고 서민 세부담이 감소했다는 것은 언론플레이다. 이건 위증 중에도 보통 위증이 아니다. 이럴거면 누가 경제를 못하겠냐. 이건 완전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가 보고하는 자료는 다양한 기법으로 분석한다. 그것이 모두 거짓이라고 보면 안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정 위원장의 중재로 결국 기재부는 오는 21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실효성' 논란

이날 국감에선 최 부총리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재부가 내놓은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기재부는 지난 8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근로자 임금을 상승하면 기업에 세금혜택을 주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을 늘리면 대주주에게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정부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통해 가계소득을 증대시키겠다고 했지만 실제 배당액이 커지더라도 지분율이 높은 친족이나 계열사, 외국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대해 박광온 의원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저소득층보다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는, 소득이 높은 쪽이 혜택을 받게 된다"며 "세제혜택보다는 정규직 전환 시 혜택을 주는 것 등 근본적으로 접근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문제점을 거론, "기업은 투자 이유가 있으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 외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현금보유비율은 매우 적은 편"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투자가 확대돼야 하는데 환류세제가 국내투자에 한정하는 것도 폐쇄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환류세제 도입 배경은 대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많이 쌓아서 이걸 소비하도록 촉진하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있는 것은 빼고 당기순이익에 적용할 것이다. 기업하는 분들이 돈을 쌓아놓고 아무 것도 안하는 것도 기업가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답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선 ""일반 국민들에게 세금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없다고 했는데, 국민연금의 기금 중 80%가 주식투자"라며 "국민연금 수혜자는 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소득 증대세제에 대해 최 부총리는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지난 3년간 평균임금 인상률을 상회할 경우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임금인상률이 노동생산성을 밑돌고 있는데 이는 임금인상을 유도한(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