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24명 중 내부출신 14명·타부처 9명·여당 1명
세월호 사고로 불거진 관피아 문제와 공직사회의 '보신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민간인 채용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것이 무색하게도 기획재정부의 개방형 직위는 공무원과 여당 출신 일색이었다.
개방형 직위는 공직사회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인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제도로 기재부에선 국장급 5자리(재정업무관리관, 민생경제정책관, 국유재산심의관, 성과관리심의관, 국제금융심의관), 과장급 9자리(감사담당관, 규제개혁법무담당관, 국제조세제도과장, 자금시장과장, 기업환경과장, 국유재산조정과장, 재정정보과장, 경영혁신과장, 외환제도과장)를 운영하고 있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재부의 개방형 직위 14개 자리(충원인원 24명) 중 14명은 기재부 내부 출신이었으며 타 부처 출신이 9명,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출신이 1명이었다.
국장급인 미래전략정책관 응모현황을 보면 2009년 기재부 내부 출신과 타 부처 공무원 출신이 응모했지만 내부출신인 기재부 장관정책보좌관이 최종 임용됐다.
같은 해 공공혁신기관(국장급) 자리에는 민간인 6명, 타 부처 공무원 2명이 응모했지만 타 부처 공무원인 국방부 기획예산관이 임용됐으며 2012년에도 같은 자리에 민간인 1명, 타 부처 공무원 2명이 응모했지만 영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출신이 임용됐다.
2013년 재정업무관리관(국장급)에는 민간인 1명이 응모해 임용됐지만 이 사람은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여당 출신 인사였다.
올해 재정업무관리관(국장급)과 국유재산심의관(국장급)에는 각각 민간인 2명, 기재부 내부출신 1명이 응모했지만 재정업무관리관에는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이, 국유재산심의관에는 대통합위 국민통합기획단 출신이 최종 임용됐다.
과장급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2012년 기업환경과장 자리에 타 부처 출신이 임용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재부 내부 출신이었다.
올해 기업환경과장 자리에는 민간인 3명, 내부출신이 1명 응모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기재부 통상정책과장이 임용됐다.
윤 의원은 "내부적으로 해당 보직에 공무원을 내정한 상태에서 민간인 지원자를 들러리 세우는 것에 불과하다"며 "형식적으로는 개방형 모집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내부 승진이나 보직이동 인사가 돼 버렸다. 개방형 직위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