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과 국세청의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중복체납자의 체납액이 수 백억원 규모임에도 두 기관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체납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간 칸막이 제거 등 '정부3.0'을 추진 중인 박근혜 정부의 행보와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관세청과 국세청의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중복 체납으로 인한 세금 체납액이 무려 55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고액·상습 체납자는 150여명, 국세청은 1만여명이었으며 이름과 주소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중복 체납자는 10명이었지만 개인 상세정보를 파악하면 중복 체납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 의원이 비교·분석한 명단에 따르면 정모씨의 경우 49억1400만원의 관세를 2008년 9월에 체납했고 이후 2011년 12월에 26억8300만원의 국세를 체납했다.
이모씨는 2008년 11월에 관세 10억9900만원을 체납한 뒤 2년 후인 2010년 1월 55억2500만원의 국세를 체납했다.
중복체납자 대부분이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년간의 시차를 두고 관세를 먼저 체납한 뒤 국세를 체납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 중에는 관세를 체납한 뒤 2~3년 후에 증여세를 체납한 것으로 드러나 위장증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관세청과 국세청이 고액·체납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면 최소한 국세청 세금에 대한 체납은 해소됐을 것"이라며 "세무당국이 이들 체납자에 대한 정보 공유와 체납 세금 환수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재발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