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꽂튀는 신경전…"만만한 상대가 아니네" = 전직 공무원이 대형로펌에 재취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박원석 의원의 질의에 조홍희 전 서울청장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항변하는 등 두 사람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어느 한 쪽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 연출됐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조홍희 "법령 위반 아니면 어디든지 가야 한다"
지난 2010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퇴임했던 조홍희 전 서울국세청장이 국정감사 증인대로 불려나와 '관피아' 혹은 '세(稅)피아'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등 집중포화를 받았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10일 경기도 수원 중부지방국세청사에서 열린 서울·중부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 전 서울청장을 향해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느냐. 업무분야가 국제조세, 사전 세무조사, 조세심판 업무 등을 하냐"라고 물었다.
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박 의원의 질문의 의도를 염두에 둔 듯 "대외적인 것은 아니고 대내적인 자문"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사전 세무조사 진단이 무엇이냐"는 박 의원의 질의에 대해 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이 하는 정기 세무조사 예견 기업이 대비하기 위해 자체 점검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세심판원 불복 업무에 대해선 "대외적인 업무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들이 송무를 하는데 있어 자문을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증인의 업무가 국세청 재직시와 아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라고 따졌고 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하고 있는 일은 당연히 국세청에서 하던 일들과 관련이 있지만 대외적으로 하는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으니 대외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대형로펌에 고문이나 전문위원 등의 직함을 가진 전직 공무원이 많다"며 "사건 수입에 도움을 주거나 국세청을 상대로 한 대기업의 조세불복 소송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공사의 8800억원 법인세 취소소송, GS 3150억원 취소소송, SH공사 2800억원 취소소송에도 관여하냐"며 "태평양에 있는 동안 국세청에서 습득한 지식을 자문한 적이 있냐. 국세청 직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느냐. 급여는 얼미냐"라고 물었다.
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소송관여는 안하고 있다. 변호사들에게 자문한 적은 있다"며 "영향력 행사는 없다. 급여는 공무원 할 때 보단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증인은 하는 일도 없이 자문을 하는데 어떻게 공무원보다 월급이 더 많냐"라고 지적했고 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법규 해석과 적용, 국세행정 메커니즘을 자문하는 것은 단순업무가 아니다. 월급에 상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전직 고위공무원이 로펌에 재취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조 전 서울국세청장은 "개인적으로 쌓아온 전문지식을 어떻게든 활용하는게 필요하다"며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어디든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