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비리의혹 등 제대로 혼난 서울·중부국세청

체납액 지방국세청 중 多, 공무원 비리 多 '난타'
'세무조사=세무간섭' 발언, 중부국세청장 상대 '집중공격'

김이 빠진 모양새였던 본청 국정감사로 인해 10일 열린 서울·중부지방국세청에 대한 국감도 무난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고됐지만 예상과 달리 의원들의 매서운 지적이 쏟아졌다.

서울국세청과 중부국세청장의 체납액이 타 지방국세청에 비해 높은 것에 대한 대책마련 요구와 "세무조사는 세무간섭"이란 이학영 중부국세청장 발언에 대한 설전도 이어졌다. 지방국세청과 기업 간의 로비 의혹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이날 경기도 수원 중부국세청사에서 열린 서울·중부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재위 국감에 참석해 "서울국세청의 체납발생율은 6~7%로 전국평균보다 1% 낮지만 올해 상반기 체납발생율은 6%로 3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국 세수의 50%를 차지하는 서울국세청으로서 경제상황을 손놓고 있을수는 없다"며 "하반기에는 체납정리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도말까지 납기내 징수강화, 발생된 체납 조기정리로 체납정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국세청 체납과 관련해선 "중부국세청의 2013년 체납액이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했다"며 "한 해도 아니고 2년 연속 징수 분야 최하위이다.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체납 미정리분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효율적 징수활동강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은 "두 지방국세청은 수도권의 세수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인데도 체납관리가 굉장히 어수룩하다"며 "매년 결손처분이 전국에서 1~2등 다투고 있고 민원도 가장 많이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이 중부국세청장은 "중부국세청은 영세사업자가 많아서 행정규제만으로는 안된다"며 "무재산으로 결손처분해야 하는 상황으로 체납정리가 잘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연근 서울국세청장은 "경기여건상 체납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부과단계부터 사전에 관리하고, 체납된 이후에는 과세인프라를 활용해 은닉재산을 추궁하겠다. 재산있는 사람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로비'·'검은 커넥션', 지방국세청장들 '곤혹' = 로비라거나 검은 커넥션 등의 자극적인 단어가 나오며 지방국세청의 비리 의혹에 제기되면서 지방국세청장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국세청이 고발하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에 대해 국세청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이유가 기업들의 로비 때문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세청이 고발했는데도 검찰에서 무혐의가 나오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이것이 조세소송에서 패소하는 큰 원인이다. 무혐의 처분을 한 이후 항고를 안하기 때문이다. (항고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로비가 실제로 상당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연근 서울국세청장은 "조세범칙요건과 과세요건과는 다르다"며 "탈루사실은 인정하더라도 사기, 가공경비 등 범칙으로 차별할 정도는 아니다의 차이가 있다. 범칙 무효가 과세를 취소하는데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북인천세무서와 기업 간의 '검은 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중부국세청장이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정 의원은 "북인천세무서가 지난 2008년 접수된 114억원 비자금 제보에 대해 탈세가 아니라며 포상금 지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문제는 (세무서와 기업 간의) 검은 커넥션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제기했다.

이어 "다음 아고라에도 똑같은 얘기가 나왔다. 수사기관에서 (과세기관이) 통보를 받으면 포상을 받지 못한다는데, 탈세제보란 (제출기관에 상관없이 탈세한 내용을 제보하는 것인데) 국세청 관리규정도 모른 채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이 중부국세청장은 "제보자가 북인천세무서에 탈세제보를 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에서 통보를 받아서 과세한 것"이라고 답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국세청 공무원 비리 중 서울청과 중부청의 비리가 가장 많다"며 "국세청이 이 분야(청렴도)에서 꼴찌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다. 서울·중부청이 전관예우와 관피아 등 서로 짜고치고 제일 많다"고 꼬집었다.

□ "세무조사는 세무간섭" 발언, 의원들 '뿔났다' = "세무조사는 세무간섭"이란 이 중부국세청장의 발언에 의원들이 발칵 뒤집혔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국세청이) 한번 세무조사를 나가면 진이 빠질 때까지 물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정신차리고 하라"며 세무조사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뒤 "세무조사가 세무간섭을 하는 것이냐. (업무보고 자료에) 이렇게 나와있는데 대답해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 서울청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 끝내 답변을 하지 않자 이 의원은 이 중부청장에게 답변을 요구했고 "세무조사도 세무간섭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대신 답했다.

서울국세청은 이날 국감에 앞서 배포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임환수 국세청장의 경제활성화 카드인 '130만 중소상공인에 대한 세무간섭 배제'를 적극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으며 '세무조사 유예 등 세무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를 들은 이 의원은 불같이 화를 내며 "지방국세청장의 답변이 왜 그러냐. 이제까지 했던 것이 국민들에 대한 간섭이냐"라며 "그런 식으로 생각하니까 국민들이 세무조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믿게 되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정문헌 의원도 "세무조사가 간섭이라고 했는데, 세무조사 자체가 어떠한 목적을 가졌다거나 간섭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세무조사는 조세정의의 수단이지 간섭이라고 말하는건 무리가 있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