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존속 '명문기업', 가업상속공제 500억원→1000억원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세율 적용한도 100억원→200억원
종업원용 임대주택·기숙사 투자세액공제율 7%→10%
정부, 2014년 세법개정안 정부안 최종 확정
30년 이상 한우물만 열심히 판 장수기업이 더 오랜 시간 동안 명맥을 이으며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상당히 파격적인 세제혜택 부여를 실시한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창업 30년 이상인 중소·중견기업 중 중소기업청의 '인증'을 받은 '명문장수기업'에 대해 적용하는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쉽게 말해 기업가의 개인재산이 아닌 가업유지를 위해 상속이 필요한 자산(주식 및 사업용자산 등)의 경우 1000억원까지 상속세를 한 푼도 물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명문장수기업의 사전증여특례(특례세율 10%, 과표 30억원 초과분 세율 20%) 한도 또한 30억원에서 200억원으로(그외 기업 100억원) 높일 방침이다.
담뱃값 인상 등 '서민증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사실상 부유층에 대한 파격적 세금혜택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이 같은 세법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장수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꾀하는 동시에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히든챔피언' 기업을 육성한다는 정권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법인 중 장수의 범주에 들어가는 기업들은 극소수다.
창업 후 100년을 이어온 기업은 7개 정도에 불과하다. 가업상속공제 혜택 대상은 아니지만 국내 대표 기업 삼성도 역사는 45년에 불과(?)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100년 이상 존속해온 기업이 수 만개에 달한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통해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크게 높이고(공제대상 : 연매출 3000억원 미만→연매출 5000억원 미만, 상속인 및 피상속인 요건 완화, 고용유지 의무 완화) 2달만에 방침을 더해 명문장수기업에는 더 큰 공제혜택을 주는 것은 높은 세금부담으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에 기여할 기업들의 명맥이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명문장수기업 인증 등이 허술할 경우, 부유층에 대한 과도한 세제혜택으로 변질될 공산은 있다.
정부는 인증 요건 등을 까다롭게 만들어 세제혜택이 남발되는 상황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명문장수기업에 대한 원활한 가업승계 지원을 위해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중소기업계 등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기청의 명문장수기업 인증과 관련해서는 추가로 세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세대를 이어 지속 존속 및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 등을 엄격히 심사해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현행 조특법상 임대주택펀드 분리과세 적용기한을 2016년 말까지 연장한다는 당초 안에 저율 분리과세를 더해(현행 세율(투자기구별 액면가액) 5000만원 이하분 9%, 5000만원 초과 2억원 이하분 14%→5000만원 이하분 5%) 민간 임대주택공급 활성화를 지원키로 했다.
또 기업들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지역에 국민주택 규모의 종업원용 임대주택과 기숙사 등에 투자할 경우 적용하는 투자세액공제율(근로자복지증진시설 투자세액공제)을 현행 7%에서 10%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근로장려금 수급대상 판정시 적용해 온 '총소득요건 환산규정'을 삭제키로 했다.
그동안 단 1개월을 일해 200만원을 번 뒤 수입이 없었더라도 이를 12개월 수입으로 환산, 240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간주했다. 이로 인해 근로장려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일부분 존재해 왔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총소득요건 환산규정(조특법)이 폐지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본의 아니게 근로장려금이라는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담뱃값 인상과 관련한 법규정도 손질, 현행 개소세 과세대상에 담배를 추가했다.
기재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에 이 내용들을 추가해 국회제출용 최종안을 마련했고, 이를 2015년 예산안 등과 함께 오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