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투명성 제고하자며 오히려 비상장 외감대상 줄여"
금융위 관계자 "5년마다 조정…선택과 집중 필요"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회계사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드높다.
청년공인회계사회(이하 '청년회')는 27일 논평을 통해 "금융위원회는 외감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으로 외부감사 회사 지정 확대를 통해 회계감사 품질의 향상을 도모하고 분식회계 가능성을 차단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실무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에는 외부감사의 대상을 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감사인 지정 확대 법안의 입법취지와도 상반되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역행하는 개정안으로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는 법령 및 규정개정을 통해 외부감사 대상 주식회사 범위를 현재의 '자산 100억원 이상'에서 '자산 120억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2100여개 기업들이 외감대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년회는 "외감법의 목적은 회계처리를 적정히 하도록 해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매번 외감기준을 완화하며 규제완화를 외치지만, 외감기준을 강화하는 것이야 말로 경제주체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는 규제완화"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비상장 소규모 회사는 금융감독원이 감리하지 않고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위탁감리하고 있다"면서 "감독이 필요하면 감독인력을 확충해야지 감독 대상을 줄인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가 의견수렴 기한을 단 4일로 설정한 것도 오해를 낳고 있는 부분이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입법예고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40일 이상으로 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규제완화 사항이 포함돼 있어 의견수렴기간이 단축됐다"면서 "이후로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과정 등에서 계속 의견을 수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외감대상을 축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IMF 시기를 제외하고 5년 주기로 조정을 해왔다"면서 "지정제 확대이유는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함이다. 동양이나 효성 등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혀있는 곳은 지정이라도 해서 투명화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