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 1000억대…국세청, 10곳 이상 세무조사 실시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세무조사라는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해 1098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후 국세청의 세무조사 강도는 상당히 강하게 비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이후 세무조사를 받은 대형 시중은행 중 상당수가 수백억대 세금을 추징 당했고 많게는 2000억대 추징금을 부과 받은 곳도 있어 금융권 전체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후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곳은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동부증권, SK증권 등이다.
현재 업계 상위의 KDB대우증권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올해에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세무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 2010년에도 무더기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일이 있다.
증권가 내부에서는 업계의 상황이 고려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최근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대형 증권사의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나야 세금을 내는데 실적이 워낙 안좋다 보니 큰 추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액수를 밝히긴 어렵지만 이번 세무조사에서는 많은 추징금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추징금이 보통 100억원을 초과하면 기업들이 불복을 제기하는데 그 이하의 추징금은 세무조사 시 통상 부과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반면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초기라는 특성상 부담스러운 수준의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하소연도 적지 않다.
세무조사가 종료된 복수의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유독 강한 느낌이 든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기업이 타깃이 되는 것 같다"며 "정부의 세수 확보가 이슈 되는 만큼 고강도이다. 세금은 불황에 관계없이 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