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미국 파견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나대충 씨. 나씨는 국내 이사 후 사용할 목적으로 현지에서 구입한 새 상품인 TV를 이사화물로 반입했다.
이사물품은 사용기간 등을 떠나서 무조건 면세가 되는 줄 알았던 나씨는 자신이 반입한 TV가 미사용한 새 상품으로 관세 등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더구나 세관 직원이 TV 판매가격에 관세율과 부가가치세 등을 더하면서 '세금폭탄'을 맞게 된 나씨는 30%나 할인받아 저렴하게 TV를 구입했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세관 직원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거래내역서나 영수증 등을 요구했지만 나씨는 이미 영수증을 모두 버리고 온 상태였다. 입증자료를 제시하면 그에 맞게 세금을 부과받을 수 있지만 나씨는 영수증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판매가격 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나씨는 이럴 줄 알았다면 TV를 사서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그렇다면 이사화물은 얼마 동안 사용해야 면세를 받을 수 있을까?
이사화물은 실생활에 필요한 물품으로 원칙적으로는 면세가 허용되지만 미사용한 새 상품이나 3개월 미만으로 사용한 물품, 상업용으로 추정되는 물품, 이사자수에 비해 과다하게 반입되는 물품에 대해선 세금이 부과된다.
3개월 이전에 구입했더라도 개봉하지 않았더나 사용흔적이 없는 물품도 과세대상이다.
만약 전시품이나 흠집이 있는 물품 등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했다면 반드시 구입 증빙 서류를 꼼꼼히 챙겨야 실제 구입가격에 대한 세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이사화물 통관 시 가장 민원이 많은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의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치가 하락해 과세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자동차 정식등록 이전에 발급해주는 임시등록증의 서류가 있을 경우 이를 챙기는 것이 좋다.
단, 신차 구매가 아닌 중고차 거래 시 개인 간에 작성된 매매계약서는 인정되지 않으며 이 경우 켈리블루북 등의 가격(List Price)을 기준으로 해 관세 등 세금이 부과된다
귀찮다거나 탈세 목적으로 이사화물을 신고하지 않았다면 납부세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실제로 해외에서 이사화물을 통관하면서 이사자들이 필요한 서류 준비가 미흡해 통관이 지연되는 등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에 관련 서류들을 꼼꼼히 체크해 구비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세관을 통해 충분히 확인한 후 선적 및 통관을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