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 디아지오의 86% 매출에 광고비는 1.6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페르노리카코리아 및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이하 페르노리카)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수준의 과도한 광고선전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세청이 이와 관련한 조세 탈루여부를 밝혀낼지 주목되고 있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기업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페르노리카는 주류 도매상인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회사여서 높은 비중의 광고비를 지출하는 과정에서의 비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유통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기업을 매출처로 둔 기업의 광고 선전비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기업보다 높은 것이 이례적인데다 페르노리카는 동종 기업인 디아지오코리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광고 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우선 페르노리카는 세무조사 대상기간인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합계 1조6173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광고 선전비로 4518억원을 지출, 매출액에서 광고 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7.94%나 되었다.
이는 동종 수입주류 판매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가 같은기간에 페르노리카보다 더 많은 1조872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광고선전비는 2820억원으로 훨씬 적은 점과 대비된다.
페르노리카는 5년 동안 매출액은 디아지오의 86%에 불과했지만 광고선전비는 디아지오의 1.6배나 집행했다.
광고 선전비의 크기는 영업이익의 감소로 이어지고 영업이익의 감소는 법인세비용차감전이익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결국 법인세를 적게 내는 효과를 가져온다.
페르노리카와 디아지오의 영업이익 및 광고 선전비를 합한 금액은 각각 7137억원과 7848억원으로 매출액 격차와 비슷하지만 법인세 납부금액은 915억원과 1392억원으로 벌어져 그만큼 세금을 적게 낸 셈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 2010년 광고 선전비의 일부 항목으로 볼 수 있는 판촉물 제작과 관련, 업체로부터 판촉물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정상가의 4배~5배 이상 부풀리는 수법으로 허위계산서를 발행해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또한 허위 계산서를 통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까지 추가되어 조사를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이번 국세청의 조사도 유사한 방향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직 국세청 출신 인사는 “제조과정을 거치지 않는 수입주류 회사들의 탈세 행태는 특별할 것이 없다”면서 “국세청이 의지만 갖고 관리를 강화한다면 탈세를 막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세무당국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