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의 추천으로 모범납세자로 선정, 국가로부터 훈장까지 수여 받은 포스코P&S(대표이사 사장 신영권) 비리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모범납세자 선정과 관련한 크고 작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검찰, 관세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울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종근)는 지난 16일 서울 테헤란로에 소재한 포스코 자회사인 철강재 유통업체 포스코P&S 본사에 수사관들을 파견, 압수수색을 전개하고 각종 거래관련 자료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철강제품 가격담합 의혹 및 납품과정에서 발생한 금품수수 등 이 회사 임원(전무) 개인비리 수사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P&S 측도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직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내부적으로 진상파악 후 임직원 비리사실이 확인될 경우 수사와 별개로 일벌백계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사건과 관련한 의혹 확대를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 이야기는 검찰과 회사측의 '선 긋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국세청이 지난해 9월 착수,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모회사인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자회사인 포스코P&S와의 거래시 가격조작 등을 통해 수 천억원을 탈세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검찰 수사 대상인 해당 임원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포스코P&S가 올린 전체 매출 2조7457억원 중 67%인 1조8400억원 가량이 포스코와 포스코강판, 포스코건설 등 그룹사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마무리 단계로 알려진 포스코 세무조사 종료 후 추가적인 탈세혐의에 대한 추가고발 등이 이어져 그룹사 전체로 수사망이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연계해 포스코P&S가 지난 3월3일 납세자의 날에 모범납세자로 추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는 부분도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포스코P&S는 관세청의 추천을 거쳐 모범납세자로 선정됐다.
관세청은 당시 포스코P&S의 우수한 납세실적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상급기관(기획재정부)에 모범납세자로 추천했다는 입장이지만 불과 2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임직원이 연루된 탈세혐의가 부각되면서 관세청의 모범납세자 추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일각의 지적에 대해 관세청은 포스코P&S에 대한 탈세혐의 등은 현재로서는 밝혀진 바가 없으며 국세청 세무조사 또한 포스코P&S가 아닌 모회사인 포스코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관련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모범납세자 선정과정에 대해선 먼저 관할지 세관이 해당 업체를 추천하면 2차로 10일 동안 인터넷에 명단을 공개해 검증하고 3차로 심의위원회가 심의를 거친 후 기획재정부에 추천하는 등 총 4단계의 검증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
관세청 관계자는 "세관을 통해 알아본 결과 포스코P&S에 대한 세무조사는 없었으며 압수수색은 특정간부의 개인비리 혐의 수사차원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P&S를 모범납세자로 추천한 이유는 세금 납부실적이 우수하고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