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세무서 운영지원과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다른 과 직원들이 징세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서의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는 수영세무서 운영지원과는 행정업무(인사, 회계, 급여, 교육, 전산, 청사관리, 전산, 주차관리 등)를 하는 업무지원팀 13명, 세수, 환급, 체납, 수납을 관리하는 징세계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수영세무서 운영지원과 직원들은 쾌적한 업무환경 만들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일 많기로 소문난 수영세무서에 처음 온 직원들이 업무에만 매몰되지 않고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체력단련실을 마련했고, 국선도 동호회 회원들이 강사를 초빙해 수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했다.
또 육아 여성을 위한 수유실을 1층 민원봉사실 옆에 마련해 영유아를 둔 여성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생일이 되면 자그마한 케이크를 전달하면서 서장실에서 소통의 시간도 가진다. 이 밖에도 직원들의 업무와 관련, 필요시설이나 물품이 있으면 예산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식사시간이 즐겁도록 구내식당 메뉴에도 신경을 쓰는데, 각자 급여에서 조금씩 갹출해 마련하는 것이긴 하지만 늘 식탁에 비치된 마른멸치와 고추장은 타 세무서에서는 볼 수 없는 수영세무서만의 특징이다.
운영지원과 직원들은 이 같은 자랑거리 가운데서도 지난해 8월에 진행된 신청사 완공을 단연 으뜸으로 꼽고 있다.
정병철 운영지원과장은 "아무것도 없던 빈터에 지금의 건물이 완공돼 준공식 행사를 치르기까지 보여줬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신청사 시설물의 꼼꼼한 점검, 이전 홍보, 이사, 입주 고사, 준공식 행사 등을 외부 이벤트 업체의 도움 없이 운영지원과 직원들만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정 과장은 "준공식 행사까지 일련의 주요 행사들을 차질없이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120, 130%의 에너지를 쏟아 낸 우리 과 직원들, 그 직원들을 후방에서 끝까지 지원했던 서장님과 계장님들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 신청사 출근 첫날 진땀 흘린 사연
신청사 첫 출근 날, 운영지원과 직원들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 아찔한 에피소드가 있다. 정 과장은 "지금은 배꼽을 잡을 일이지만 당시 청사 담당자와 운영지원과 직원들은 식은땀을 한바탕 쏟아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8월 마지막 주. 장장 일주일 동안 계속된 이사는 일요일 밤이 깊어서야 끝이 났다. 하지만 운영지원과는 아직 끝이 아니었다. 역사에 기록될 신청사에서의 첫 업무개시를 축하하고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준비해야 했던 것.
운영지원과 직원들은 조를 지어 시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고사 진행 예행연습까지 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무거운 몸으로 늦은 시각에 퇴근했다.
드디어 역사적인 첫 출근 날이 밝았고 운영지원과 직원들은 고사 준비로 모두 일찍 출근을 했는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일요일 테스트 당시 분명 멀쩡했던 전산(電算)이 마비됐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정 과장은 신청사로 방문할 수많은 납세자에게 첫날부터 업무가 마비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청사 담당자가 지하와 각 과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점검하고 또 점검한 결과 마비됐던 컴퓨터는 업무 시작 전에 다행히 복구됐고 직원들은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도 잠시, 9시 10분쯤 1층 현관 안내창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납세자의 정장 바지가 현관 안내창구에서 돌출된 간판 모서리에 걸려 심하게 찢어진 것.
정 과장은 정중히 사과를 했지만 훼손된 바지를 변상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국가예산으로 물어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직원이 직접 변상하기도 난처한 상황. 하는 수 없이 정 과장은 고사 지낼 때 들어왔던 금일봉으로 정장바지 값을 변상했다.
납세자에게 바지값을 전해주기가 무섭게 정 과장의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 너머로 지하 주차장을 관리하는 담당 공익요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청사 주차장이 낮아 탑차는 진입할 수 없는데 이를 모르는 탑차가 들어오는 바람에 주차장 LED 등이 줄줄이 깨졌다는 것. 가격이 만만치 않은 LED 등이라 차주에게 변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오랜 이야기 끝에 문제를 잘 해결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는 11시 30분쯤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밥솥이 고장 나 밥이 설익었다는 구내식당 영양사의 전화였다.
분명히 며칠 전 테스트에선 문제가 없었던 밥솥이었다. 속 타는 마음으로 담당 직원이 뛰어 올라가 상황을 확인하고 급히 A/S회사에 연락을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수리를 끝내고 설익은 밥을 다시 익혔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터라 직원들은 외부 식당으로 빠져나갔고, 남아있던 직원들은 늦은 점심을 먹어야 했다.
정 과장은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 날 하루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수영세무서 신청사 준공식.
■ "직원들 이야기 경청하겠다"
세금을 직접 부과·징수하기보다는 행정업무를 주로 하니 국세공무원과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운영지원과.
타과처럼 계량화되고 수치화된 실적이 나올 수 없는 부서이다 보니 하는 일을 실적화해 보여줄 수 없어 업무가 편할 것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막상 근무해 보면 만만치 않은 일거리가 산재해 있다고 정 과장은 귀띔했다.
정 과장은 "모든 직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고 서로에게 친절할 수 있으며, 내부적으로 하나 되어 화목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 상하 간에는 격 없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직원들 이야기를 늘 경청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관할 구역 내 세원과 인구의 빠른 증가로 인해 업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며 "남녀 모두 많은 업무를 맡겠지만, 여자직원 비율 35.2%로 출산, 육아를 업무와 병행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정에서는 자녀를 잘 양육하고 사무실에서는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먼저 아이를 길러 본 선배들과 후배들이 만나는 자리도 마련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