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 많지만 항상 '스마일'…친절한 납세도우미

동대문세무서 관할 납세자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영세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세무대리인을 둘 형편이 안 되는 납세자들이 많다보니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한 동대문세무서 직원은 무더운 여름엔 전화통을 하루 종일 붙잡고 있어 귀에 땀이 마를 날이 없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또 직원들이 정성스레 가꿔놓은 화단의 꽃을 뽑아 가는 납세자, 적법하게 과세 됐음에도 불만을 품고 세무서장실로 향하는 막무가내 납세자, 세무서에 볼일이 없음에도 세무서에 주차를 해 공익요원과 마찰을 빚는 납세자 등 동대문세무서의 하루하루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동대문세무서 직원들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실제로 직원들은 세법에 익숙하지 않은 영세사업자와 고령의 납세자들을 돕는 것에서 세무공무원으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유영 납세자보호담당관(이하 납보관)은 "물론 민원인들을 응대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지만, 민원인과 직원 모두를 항상 내 가족과 같이 섬기고 응대한다면 더욱 즐거운 직장생활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 납세자 권익이 최우선… 대민봉사업무의 '첨병', 납세자보호담당관실

동대문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은 납세자보호실(8명)과 민원봉사실(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납세자보호실은 국세의 부과·징수, 조사과정에서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었거나 침해의 우려가 있는 경우 세금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도록 상담해 주는 곳이다. 또 위법한 절차를 바로잡고 과세가 잘못된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민원봉사실은 사업자 등록, 국세관련 각종 민원증명 등을 발급하는 대민봉사업무의 첨병역할을 하는 곳이다.

유영(사진) 납보관은 "납세자보호담당관실은 바쁜 업무 중에도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불복 및 고충 심리서 작성 시 선·후배 직원간의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자기개발과 납세자의 고충을 적극 해결하여 주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 납보관은 올 여름 민원인의 고충청구가 오히려 본인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었던 아찔한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한 민원인이 압류한 부동산이 실익이 없으므로 압류를 해제하여 달라는 고충을 제기했는데, 확인해보니 오히려 선순위 채권이 민원인의 파산선고를 사유로 면책돼 동대문서 압류가 1순위가 되어버린 사례가 있었다는 것.

유 납보관은 "물론 공매의 실익이 없어 추가로 진행된 체납처분은 없었으나 민원인의 고충청구가 오히려 본인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뻔했으며, 이를 통해 선순위채권 과다를 사유로 체납액을 정리보류 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 납보관은 고충에 대해 "납세자보호실은 명백히 적법하게 과세된 처분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납세자들이 더러 있는데 이들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원봉사실의 경우 관할구역이 동대문구, 중랑구 2개이다 보니 내방하는 민원인의 수가 다른 서에 비해 많은 편이라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특히 점심시간은 직원들이 교대로 식사를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항의하는 민원인들을 응대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 관련 상담은 우리에게"…재산세과   

재산세과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및 종합부동산세 신고 및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로, 재산제세 신고분의 적정성을 검토하거나 조사를 통해 공정한 과세를 이끌어내고 있다.

재산세과는 국내 부동산 시장상황 및 국민생활과 밀접한 국세를 다루다 보니 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탁순희(사진) 재산세과장은 "직원들간의 원만하고 유기적인 협조체계 등은 타관서 및 다른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다 생각한다"고 자신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탁 과장은 최근 약 64억 원의 체납액을 정리한 일화를 소개했다. 탁 과장은 64억 원이라는 큰 액수가 체납되었을 때 정말 이를 어쩌나 싶은 생각에 가슴을 졸였다며 당시 심정을 고백했다.

그는 "다행히 베테랑 조판규 조사관과 한은주 조사관이 함께 체납자에게 충분한 설득을 하고 독촉장 송달을 납기 다음날 바로 송달하는 등 체납처분절차를 속행해 체납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탁 과장은 또 "장기 체납자에게 압류 부동산 공매의뢰 통지를 보냈는데 화가 난 납세자가 체납담당을 찾아와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사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직원들만으로는 통제가 어려워 경찰을 부르는 사태까지 갔지만, 차마 경찰에 인계하지는 못하고 차를 대접하는 등 달래고 고충을 들어주는 노력을 해 지금은 매달 몇 십 만원씩이라도 납부하는 성실납세자로 변모시켰다"고 덧붙였다.
 
탁 과장은 "주간에는 전화 및 민원업무가 많다보니 정작 직원 각자의 업무는 업무시간 이후에나 할 수 있어 잦은 야근이 고충이라면 고충"이라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면서 납세자들이 보다 쉽게 세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세공무원이라면 꼭 한번 일해보고 싶은 법인세과 

법인세과는 관내 법인사업자의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국세의 신고·납부 관리업무를 함과 동시에 사업자등록 확인, 수정신고, 경정청구 등 민원업무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허범(사진) 법인세과장은 국세공무원이라면 꼭 한번 근무해보고 싶어 하는 과가 바로 법인세과라고 소개했다.

이어 "법인세과는 인사이동시 우수한 직원이 배치되어 근무하는 곳"이라며 "우리서 또한 계장2명을 포함해 직원 18명이 모두 우수한 능력과 근면 성실한 인품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허 과장은 올해 가을 법인세과 단합을 위해 가평 연인산에서 가칭 '법인세과 한마음 단합대회'를 실시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관리자 및 직원 상호간 업무상 스트레스를 풀고 이해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 조사관은 "동대문세무서는 준공한지 40년이 넘는 건물이라 전반적으로 사무실 공간이 협소하고 특히, 서고 및 캐비넷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직원 상호 간 서로 이해하고 협력해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일조 하겠다"고 전했다.

◆ "꽃 한 송이가 모여 한 다발이 되듯"…환상의 궁합 조사과 

동대문세무서 조사과는 본관과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보문동 별관에 위치해 있다.

김재봉(사진) 조사과장은 이에 "한곳에 몰려있는 타 과에 비해 다소 외로움도 느낄 수 있겠지만, 오히려 직원들 서로간의 관심과 배려로 과 단합이 으뜸"이라고 자신했다.

조사과는 과내에 탁구동호회를 결성해 남녀직원 모두가 탁구에 열의를 갖고 활동하고 있으며 항상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최근에 열린 동대문세무서 체육대회에서는 탁구 남자복식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 과장은 "얼마 전에는 조사과 내부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충남 태안 바다낚시를 갔다 왔다"며 "당시 우럭으로 배를 가득 채워 만선의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갈수록 개인주의성향이 짙어져 조직 단합이 힘들다고 하지만 조사과는 모든 직원들이 솔선수범하며, 선배들은 후배를 끌어주고 후배는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를 보여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고 김 과장은 설명했다.

이어 "조직이라는 것은 뛰어난 한두 명으로 운영되고 유지해 가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하나가 되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휘 된다"며 "과 직원 한 사람을 꽃 한 송이로 생각하고, 그 꽃 한 송이들이 모여 조화로운 꽃다발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