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배려 세정 우선…相生이 세무서 존재 이유

국세청 제2개청과 함께 광주지방국세청 산하 전주세무서는 1966년 전주시 경원동에 터를 잡고 전주시와 완주군을 관할구역으로 했다. 옛 청사건물은 사라지고 현재는 개인이 주차장 부지로 사용되고 있다.

그 후 전주시 진북동에 청사를 신축해 사용해 오다 북전주세무서가 분할되면서 청사를 넘겨주고, 2008년 전주의 신시가지인 완산구 서곡지구에 현 청사를 신축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도청 이전 및 신시가지 조성으로 지역상권이 구도심에서 서남쪽 외곽으로 이동 중에 있으며, 전주 한옥마을이 한국 관광의 으뜸 명소로 선정되면서 관광객은 증가하고 있지만,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 전북혁신도시 부지가 조성되면 12개 공공기관이 이주할 예정이어서 늘어나는 세원만큼 직원들의 하루하루도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 납세자 만족도 제고는 우리의 ‘몫’‥운영지원과

전주세무서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운영지원과는 업무지원팀 10명, 징세계 4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무지원팀은 인사, 교육, 감사, 상훈, 복무관리, 행사진행, 회계업무, 홍보활동, 전산, 교환, 보안, 구내식당관리, 청사관리, 다른 과의 업무수행을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징세계는 세금수납, 환급, 체납관리, 배당금수령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세무서의 안방마님 역할을 수행하는 운영지원과장은 이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책임은 무거우면서 밖으로 빛은 나지 않는 힘겨운 자리이기도 한다.

김용수(사진) 운영지원과장은 “전주세무서의 경우 전라북도 제1번지 세무서인 만큼 전북에서는 가장 큰 세무서이며 업무량도 전북지역의 다른 세무서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 만큼 자부심도 있지만 업무량이 많은 관계로 올 초 직원인사 이동시 우리 서를 1순위로 지원한 직원들이 적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과장의 하루는 세무서 내 주차장 ‘몰래한 주차차량’ 관리부터 시작된다.

청사 근처에 있는 회사의 직원들이 주차를 하게 되면 하루 종일 주차공간을 차지하게 되므로 그 만큼 세무서에 내방하는 납세자의  주차공간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납세자 불만사항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김 과장은 “우리 서(署)는 주차장이 넓다보니 청사 인근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이 세무서 주차장에 주차하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아, 아침마다 공익요원들이 차량 요일제를 위반한 차량들을 점검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세무서 밖 인근 주차지역에 주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세무서는 청사가 넓다보니 식재된 조경수도 많아 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특히 올해는 가뭄 탓으로 청사 구내에 있는 소나무들이 응애 등 각종 해충으로 몸살을 앓아서 병해충방제와 지력증진을 위한 비용이 대폭 투입됐다.

그러나 세무서별로 사용하는 비용이 일정기준에 따라 정해져 있고, 청사면적에 따른 조경비용 등 관리비용이 추가로 감안되지 않아서 정해진 예산만으로 청사를 관리하는 것도 애로사항이다.

김 과장은 “운영지원과는 여러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인원수는 한정되어 있고 다른 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도움 요청을 하지 않은 채 운영지원과 직원만으로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얘기치 않은 돌발 상황이나 변수가 생기면 과부하가 걸려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을 게을리 할 수만은 없는 상황.

전주세무서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맞춰 각 과별로 돌아가며 3~4명의 직원들이 관내 사회복지관을 찾아 설거지 봉사활동을 펼친다.

또 전북 완주군 ‘신기마을’과 1사1촌 자매결연 하고 양파, 모내기, 고춧대 제거 등 일손이 부족한 농촌을 지원하고, 농민들의 농산물 판로개척을 위해 농작물을 공동 구매해 농가의 시름을 덜어 주기도 했다.

김 과장은 “납세자만족도 향상은 종사 직원들의 정열에서 나온다”며 “편안한 직장분위기 조성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업무능률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납세자 배려하는 체납관리‥부가가치세과

부가가치세과는 부가1계 12명, 부가2계 10명 등 총 22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전주세무서 부가가치세과는 개인사업자의 부가가치세와 관련한 신고, 세원관리 및 체납징수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부가가치세 납세인원은 3만9000여명으로 전주세무서 전체 세수의 4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들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가 부가가치세과다.

세금 환급도 많아 세수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부서이지만, 세법상 어려움에 처한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것도 이 부서의 업무 중 하나다.

최근 이 부서는 부동산매매업자가 소송에 휘말려 3억여 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A사업자가 별도로 운영하는 음식점이 확인되어 카드대금을 압류하면 손쉽게 미납세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사업자가 카드대금을 압류하면 음식점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체납세금 강제징수를 보류했다.

물론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송관련 공탁금 압류를 통하여 채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A사업자는 소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미납세금을 전액 납부하였으며 현재 음식점 등 모든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무리한 체납징수보다는 사업자를 살리려는 노력이 상생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또 이 부서는 올해 들어 납기연장 590건, 징수유예 5200건 등 세정지원을 펼치며 사업자를 지원했다.

김인배(사진) 부가가치세과장은 “사업장이 있어야 세금도 걷을 수 있고, 세무서가 존재하는 이유 아니겠냐”며 “무리한 세금징수 보다는 납세자를 배려하는 세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어려움이 없는 것만도 아니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사업자에 비하여 소규모 영세사업자가 많아 세법지식 부족 등으로 국세행정을 이해하지 못하여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 납득시키고 업무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김 과장은 “올 들어 수정신고 안내 건수가 증가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납세자들이 많지만, 신고 전 세무간섭을 최소화하고 신고 후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세원관리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자율적인 성실신고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후검증 건수가 증가했다”고 납세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부가가치세과 직원들은 월 1회 이상 탁구, 볼링, 등산 등 체육활동을 통하여 직원들의 상호간 장단점을 파악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불만을 조기에 불식시키는 등 소속감을 증대시키고 있다.

◆말 못할 어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조사과’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 조사를 주 업무로 하는 전주세무서 조사과는 조사관리팀, 조사1·2·3팀, 세원정보팀 등 5개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1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조사관리팀은 조사대상 선정과 계획 수립 및 조사업무 전반을 관리하는 부서다. 조사팀은 개인·법인사업자, 자료상과 탈세제보에 대한 업무를 현장을 누비며 수행하고, 세원분석팀은 탈세제보 및 세원동향정보 수집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조사과는 조사업무의 특성상 피조사업체에 대한 정보를 어느 누구에게도 흘러서는 안되는 불문율이 상존한다.

소재이(사진) 조사과장은 “5개 팀으로 구성돼 직원관리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조사과는 팀제 운영으로 팀장, 반장, 반원이 유기적으로 일 처리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유기적인 업무처리로 최근 이 부서는 조사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법인사업자 조사 착수전 신고서 등 관련서류를 통한 심도있는 사전 분석으로 탈루행위에 대한 객관적인 과세근거를 확보하여 고액의 탈루세액 추징했다.

또 법인 소유의 양도사실을 사전 파악하여 조사 착수와 동시에 국세확정전보전압류를 통해 조세채권을 조속히 확보함으로써 수억원 상당을 납기내 징수하여 세수로 확보하고,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금년에 대부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하여 수억원의 현금을 추징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조사과 직원들은 세무조사를 착수할 때마다 사업장을 처음 방문할 때가 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이번 납세자는 어떤 사람일까? 이번 납세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세무조사를 받는 다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을 텐데! 무슨 말로 시작해서 납세자의 반발 없이 세무조사를 시작할 것인가 등이 그 것이다.

소 과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걱정되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늘 겸손한 마음 자세로 세무조사에 임하고 있지만, 항상 세무조사를 착수한다는 사실 자체가 말 못할 어려움과 걱정인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세무조사는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탈세혐의가 큰 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역외탈세자, 민생침해사업자 등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4대 탈세분야에 집중하고 서민경제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