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융자산 보유 1위 부자동네 반포세무서

우면산의 정기가 서리서리 스며든 지형 덕분일까. 반포세무서 관할 구역에는 대규모 사업체가 많다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기업인, 정치인, 사회 저명인사, 연예인 등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반포세무서 관할구역은 서초구 반포동, 방배동, 잠원동으로 동 이름만 놓고 보면 3개동으로 아주 단출해 보이지만 행정운영의 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구역인 행정동명으로 보면 네 배나 많은 12개 동으로 늘어난다.

반포동의 경우 다시 반포본동과 반포1~4동으로 나뉘는데 반포동은 신분증, 재산권 등을 표시하는 공부(公簿)에 사용되는 법정동이고 반포본동과 반포1동, 반포2동, 반포3동, 반포4동은 행정동이다
 

반포지역은 보통 구반포와 신반포로 구분한다. 반포본동 지역은 가장 먼저 개발되었기 때문에 구반포라 부르고, 반포1~3단지와 잠원동 지역을 신반포라 칭한다.

반포지역 중에서 서울고속터미널과 지하상가, 경남쇼핑센터, 뉴코아백화점, 뉴타운쇼핑센터 등이 동쪽의 중심적인 상업지역을 이루고 있다.

반포로를 따라 조달청, 국립중앙도서관, 학술원, 예술원, 강남성모병원 등 공공기관과 각종 시설들이 들어서 있고, 북쪽 한강변에는 한강시민공원, 철새도래지 등이 조성되어 있다.

서초구 서쪽 끝에 있는 방배동은 행정동으로는 방배본동과 방배1~4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배본동과 방배3동에는 아파트가 많고, 방배1,2,4,5동은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방배경찰서, 서울시지하철공사 등의 공공기관이 들어서 있다.  문화재로는 지하철2호선 방배역 부근에 청권사부묘소((淸權祠附墓所·서울유형문화재 제12호)가 있는데,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이며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孝寧大君)의 묘소와 사당을 일컫는다.

잠원동은 법정동과 행정동 이름이 같다. 잠원동은 서초구 북쪽의 한강변에 있으며, 조선시대 초기에 국립양잠소인 ‘잠실도회’가 이곳에 설치되어 잠실리로 불리었다.

그러나 강남지역 개발되면서 새로 들어선 송파구 잠실동과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잠실리의 ‘잠’자와 인근 신동면 신원리의 ‘원’자를 따서 잠원동으로 지명을 붙였다고 한다.

잠원동은 남북을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를 경계로 동쪽 지역이 강남의 주요 업무 및 상업지역으로 개발 되었다. 고층빌딩과 상권이 발달되어 있으며 뉴타운 쇼핑센터, 농가공산품 판매센터 등 유통·상업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 서래마을, 기업인·저명인사·연예인 등 부유층 밀집

국세청이 지난 6월 한 달 동안 해외 금융계좌 신고를 받은 결과 678명이 6718개의 해외계좌에 총22조8000억원의 예금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고대상은 지난해 단 하루라도 해외 금융사에서 개설한 계좌에 10억원 이상의 현금이나 주식을 보유했던 개인이나 법인이었다.

올해 신고자 가운데 개인은 310명으로 총 2조5천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포세무서의 개인 신고 금액은 4115억원으로 개인 신고 총액의 16.5%를 차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111개 세무서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자 동네로 알려진 방배동 서래마을, 반포 고급아파트촌 등이 속해 있는 반포지역이 부촌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다.

이번 해외금융계좌 신고지역 중 반포가 강세 주역으로 꼽힌 데는 무엇보다도 부자동네로 손꼽히는 방배동 서래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서래마을은 기업인, 정치인, 사회 저명인사, 연예인 등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국내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 중인 교포2세들도 이곳에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서래마을은 원래 마을 앞의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하여 서래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서래마을은 1985년 한남동에 위치했던 프랑스학교가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프랑스 마을로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절반가량이 살고 있다. 
  
◆  개인사업자가 79% 차지…직원 10% 부족

정원 171명인 반포세무서는 현재 155명이 근무하고 있다. 16명이 부족한 실정으로 그 만금 직원들의 업무 분량이 늘어난 셈이다. 

반포세무서의 직제를 보면 운영지원과를 비롯, 부가가치세과, 소득세과, 법인세과, 재산세1·2과, 조사과 납세자보호실 등 8개 과(課)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아래  15개 계(係), 2개 실(室)로 운영되고 있다. 각 과의 하부조직으로 계 단위를 두고 있으나 조사과의 경우는 관리팀, 조사1~7팀, 세원정보팀 등 9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포세무서 8개 과에서 관리하는 구역 내 납세자는 지난 10월 기준 총 3만3862명이다. 이중 개인사업자가 2만6974명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하고 있고, 법인 납세자수는 6888명으로 21%를 점유하고 있다. 외형이 100억원 이상인 납세자가 340개 업체에 달한다.

사업자의 특징을 보면 개인사업자의 경우 강남고속버스너미널 상가 및 지하 고투몰에 의류·조화·생화 등 소매상가가 밀집해 있고 방배동 카페골목주변과 서래마을에 다수 분포하고 있다.
특히 반포세무서 관내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액 1위를 비롯한 다수의 전문직 고소득 자영업자가 거주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개인사업자를 구체적으로 보면 총 2만6974명으로 이중 일반과세자가 1만9540명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간이과세자 3840명(14%), 면세사업자 3594명(13%)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인사업자의 경우 건설업 및  무역·제약 등 도소매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소규모 연예기획사가 다수 분포하고 있다. 법인사업자 가운데 영리법인은 6102곳으로 88.8%를 점유하고 비영리법인도 786개(11.4%)나 있다.

반포세무서 관할구역 내 주요 대규모 법인 사업자를 보면 롯데건설(주), 주식회사 이랜드리테일, 이수화학(주), (주)케이씨씨건설, (주)씨제이오쇼핑, 서울메트로(주), (주)한국야쿠르트, 한성자동차(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주)사조해표, (주)케이티디에스, 제일약품(주), (주) 사조대림, (주)팔도 등이 있다. 

또 화천기계(주), 삼일제약(주), (주)디올메디바이오, (주)아이리버, (주)푸른상호저축은행, (주)에프티이앤이, (주)인프라웨어 등의 대규모 법인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주요 대형 개인사업자로는 현대빌라재건축, 반포그린주유소, 만국주유소, 신반포주유소, 파스텔CM, 도서출판골든아이템플, 신호트레이딩, 구산타워, 엘루체컨벤션 등이 산재해 있다.

반포세무서 관내에는 연예인도 많아 장동건, 신동엽, 송승헌, 전해림, 김병만, 조승우, 박규리, 유지인, 전광렬, 김성훈, 이덕화, 김지혜, 최수종, 황정민, 길성준, 김제동, 박명수, 최민수, 조용필, 김수미 등의 내로라 하는 톱스타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반포세무서의 세수를 보면 지난해 2조2700억원으로 국세청 총 세수 203조원의 1.1%를 점유하고 있다. 세목별로 세수 실적을 보면 소득세가 8440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부가가치세 6785억원, 법인세 3814억원, 상속 및 증여세 2300억원, 기타 1500억원의 순이다. 

이에따라 부가가치세와 소득세가 총 세수의 74.4%를 차지하고 있다.

◆ 비좁은 청사… 납세자편의 위해 청사 신축 예정
              

1989년 4월에는 서초세무서가 신규로 문을 열면서 관할구역 가운데 서초동을 넘겨주었다. 1999년 9월에는 조직을 5과 1실로 기능별로 개편했고 업무가 늘어나면서 2008년 1월에 조직을 7과1실로 확대개편 했다.

조사과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사무실이 비좁아 2008년 2월에 방배동 935-40 이연빌딩 517㎥(156평)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의 청사는 지은 지 30년이 지난 건물이어서 낡고 사무실이 협소하여 납세자들의 이용에 불편이 따르고 납세자들의 행정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반포세무서는 납세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하고 민원서비스 개선에 도움을 주기위해 160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 위치에 청사를 새로 건립하기로 하고 현재 설계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청사를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새로 지어질 신청사는 내년에 착공해 2017년에 준공할 예정이며 지하4층 지상 6층에 연면적 9980㎥(3000평)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이상환 운영지원과장은 “신축 청사는 지하에 주차장을 충분히 확보해 내방하는 민원인들의 주차수요를 해소하고 직원들이 민원인들을 응대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가장 적합한 사무실이 되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와함께 “유리를 많이 사용하는 등 건물 외관을 수려하게 보이는 데만 치중해 냉·난방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가고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공공청사를 여럿 보았다”며 “우리 세무서는 외관보다는 내실을 기해 일반적인 관공서 건물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각 사무실은 업무에 최적화된 오피스 빌딩으로 건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