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세제개편안, 복지 포기하고 '줄푸세'로 돌아가"

"한국 경제 가장 큰 문제는 '가계부채'…'부자감세' 먼저 철회해야"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28일 박근혜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에 대해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을 이야기했지만 이를 포기하고 '줄푸세'로 돌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 소속인 홍 의원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세일보> 조세정책연구소, 재무인 포럼 주최 '2013년 세제개편안 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 5년간 부자감세로 100조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양극화가 심화됐음에도 고소득층과 재벌들에 대한 과세보다 월급쟁이들에 대한 세(稅)부담을 강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정부에서 국가채무가 144조원 증가했다. 2013년 세제개편 이전 국회예산정책처는 박근혜정부 4년간 향후 108조의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165조의 국가채무 발생한다고 예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8 세제개편안은 이런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재벌편향적인 세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반대방향"이라며 "과세표준구간 조정이 안 되어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가 안 되고 부자감세도 철회가 안 됐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07년 내놓은 '줄푸세'는 보수주의 정책을 잘 정리한 것"이라며 "재벌과 대기업의 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노동조합)규율을 강조하는 줄푸세는 낙수효과를 신봉한 것이다. 사실 이 정책은 경제학 100년의 역사인 보수주의의 핵심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세제개편안에도 이 (낙수효과)생각이 담겨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낙수효과가 아닌 분수효과를 말한다"며 "민주당은 2년 전부터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라는 큰 화두를 당 강령과 당헌으로 채택한 후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내부에서도 통일성 가지고 있다. 정부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한국경제 진단에 있어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정부가 (감세정책으로)'낙수효과'를 기대했는데 경제가 살아났는가. 오히려 양극화만 심화됐다. 내수도 침체됐고 내수침체는 결국 중산·서민층의 소비여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중산·서민층의 내수 증진 정책이 없이 한국경제 성장은 어렵다"고 한국경제를 진단했다. 

□ "한국경제 가장 큰 문제는 '가계부채'…'부자감세' 먼저 철회해야" = 특히, 홍 의원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그는 "가계부채가 지금 한국 중산·서민층을 짓누르고 있다. 소득이 늘면 이자 내기에 급급하다"며 "문제의 핵심은 양극화다. 소득세의 경우 고소득층들이 상대적으로 실효세율이 상당히 낮다. 또 법인세 역시 소수 기업만 잘되고 나머지 중소기업이 대부분 적자 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경제력 집중이라는 '재벌'문제까지 있어 소득세·법인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현 상황을 인식한 조세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대로는 장기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재벌, 연소득 2억 이상이 넘는 부자들에 대한 부자감세를 철회 하지 않았고, 금융 초고속득자들, 부동산 임대 소득자들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았다"며 "재벌, 슈퍼부자, 금융 초고소득자들, 부동산 임대 소득자들은 박근혜 정부의 4대 성역이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의 4대 성역은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 소상공인이다. 중산층 서민의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국민들의 법 감정에 맞지 않다"며 "(때문에) 부자감세 철회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그런 다음 세수를 가지고 복지를 하고 국민들이 '나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구나'라는 인식하에 과세를 해야 공평 과세도 정부의 재정지출이 알뜰하게 이뤄진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자감세 철회를 먼저하고 적극적인 재정지출과 복지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해서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야 옳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 비과세감면 혜택도 양극화…취득세 인하 논의 전 발표 '거래절벽' 유도 = 이와 함께 비과세 감면 철회에 대해서도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비과세 감면혜택을 재벌-중견-중소기업으로 구분해 보면 2011년도 전체기업의 비과세 감면 공제액이 9조3000억원인데 0.3%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이 5조 4000억원 공제받았다. 법인세도 대기업은 44%를 부담하고 58%를 감면 받았지만 중견기업은 36%를 부담하고 16%밖에 감면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박근혜정부의 세수확보방안 핵심인 지하경제양성화에 대해서도 "역외탈세 같은 문제가 있어 지하경제양성화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는 지하경제양성화를 조용히 해야 하는데 이 정부는 그것을 굉장히 정부의 성과로서 선전하면서 오히려 지하경제를 강화하는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세 폐지에 대해서는 "다주택자들이 임대소득을 올리면서도 과세 하지 않는 상황을 방치하면서 중과세폐지만 하면 임대사업 등록한 분들은 이제 등록 안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취득세 인하 방침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거래절벽을 일부러 유도하고 있다. 취득세를 국회에서 논의하기도 전에 얘기하면 불확실성 때문에 12월 이전엔 시중에서 주택거래를 안하게 된다"며 "정부는 뻔히 거래절벽을 예상하면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은 중산층과 서민들의 소득이 없어서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