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조세구조, 부가세율 인상 등 소비세 중심 재편해야"
"고령화 재정지출 증가 대응"…"부가세 면세·소득공제 정비로 세수확보"
고령화로 인해 재정지출 수요가 늘어나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면세제도 정비 등을 통한 소비세 중심의 조세구조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그동안 부가가치세율 인상문제는 학계를 중심으로 간혹 제기된 적이 있었지만, 저소득층 세부담 증가 등 문제점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 무산됐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1일 ‘고령화와 조세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를 고려할 때 조세정책은 자원배분의 효율성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재정지출에 필요한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조세정책을 운용할 경우 형평성이 저해되는 문제점이 있지만, 이는 조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조세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과세베이스를 넓히고, 소득세 공제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산정책처는 “사업소득자와의 세부담 형평성을 고려해 근로소득공제액수를 너무 높게 설정하다보니 근로소득자의 면세점과 과세미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문제점이 있다”며 “소득세 공제제도 개편을 통해 세원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제제도 정비를 전제로 조세의 누진구조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령화로 인해 노동공급이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물적·인적자본 축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세율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
특히 예산정책처는 부가가치세와 같이 과세베이스가 넓고 효율성 손실이 적은 세목의 세수비중을 높여 노동공급과 저축률 감소, 성장 둔화 등 고령화의 문제점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전체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부가가치세가 전체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기적으로는 부가세 면세제도 정비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부가가치세율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시각이다.
다만 부가세율 인상은 저소득 노년층의 소비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정책과 병행돼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제시했다.
이밖에 예산정책처는 일하는 여성들의 출산 장려정책인 ‘자녀세액공제’를 도입하고, 금융종합소득과세 적용 기준금액(1인당 4000만원 초과) 하향조정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세수를 늘리는 방안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