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에서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가 발생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 현재 인공 지능용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가장 많이 쓰이는 4세대 HBM 표준인 삼성의 HBM3와 5세대 제품 HBM3E에 이같은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로이터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HBM은 '고객 요구에 따른 최적화 프로세스'가 필요한 맞춤형 메모리 제품"이라며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품 최적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협력이 진행 중인 특정 고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논평을 거부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작년부터 HBM3와 HBM3E에 대한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달에는 삼성의 8단 및 12단 HBM3E 제품에 대한 테스트에서 실패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삼성이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삼성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칩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업체로 2022년 6월부터 HBM3를 공급해 왔다. 또한 3월 말부터 고객에게 HBM3E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성은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영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을 각각 임명하기도 했다.
제프 김 KB증권 리서치 팀장은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삼성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빨리 통과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높았으나 HBM과 같은 전문 제품이 고객의 성능 평가를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는 HBM3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AMD와 같은 고객사를 두고 있다. 2분기에 HBM3E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성명을 통해 "제품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