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동훈 또 저격 "文 믿고 우리 괴롭힌 애…탈당? 가당치 않아"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국힘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당권을 쥐면 탈당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강하게 반발하자 당내 친윤(親윤석열)계에서는 '더 빨리 나가셔도 좋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내가 지난 30여년간 이 당을 지키고 살려온 뿌리인데 탈당 운운은 가당치 않다"며 즉각 반박했다.

홍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 "내가 탈당할 때는 정계은퇴 할 때나 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문장 해독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참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이리저리 흘러 다니다가 한 자리 꿰차고 이 당으로 흘러 들어와 주인인 양 행세하는 자들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번 황교안의 뻘짓으로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국회로 다시 갔을 때, 초선의원들과 식사하면서 딱 두 사람을 지목해 정치 오래 못할 거라고 했는데 정확히 그 두 사람은 이번에 퇴출됐다"고 했다.

이어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찐윤'이라는 사람들은 '찐드기처럼 윤에 기생하는 진드기'란 뜻으로 언론에서 붙인 말인데 정작 본인들은 그 뜻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윤석열 후보에게 당이 한번 점령당했으면 됐지, 문재인을 믿고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괴롭힌 어린애에게 또다시 점령당하란 말인가"라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런 배알도 없는 당이라면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한국 정통 보수정당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말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또 다시 초짜 당 대표가 되면 이 당은 가망이 없어 나도 거취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며 "우리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애한테 굽실거리기보다는 새살림 차리는 게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탈당을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지난 21일 최근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 전 위원장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을 때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마지막 한 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거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고 느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더 기가 막힌 것은 총선을 말아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들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보았다. 당이 자생력이 있어야 일어설 힘이 생기는데, 소위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애 눈치나 보는 당이 되어서야 이 당이 살아나겠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검찰정치로 2년 동안 혼란이 있었는데 또 검찰에 기대어 연명하기 바라냐, 부끄러움을 알라. 더이상 자신 없으면 당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좋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이 연일 한 전 위원장과 당을 향해 맹비난하자 국민의힘 친윤계에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시장님, 더 빨리 나가셔도 좋다"면서 "아무도 안 따라 나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찐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도 21일 TV조선 강펀치에서 "당에 분란이 오는 말씀을 좀 줄여주셨으면 좋겠다"며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이다. 당내 결속을 다지고 또 당이 건전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쓴소리는 아낌없이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조해진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홍 시장이 연일 한 전 위원장을 저격하는 데 대해 "대통령 만나고 나서 계속 저러고 계신데, 대통령 의중을 읽고 무슨 대변인 역할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동훈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는 게 싫다는 거 아닌가. 싫으면 자기가 나와서 같이 경쟁해가지고 이기면 되지 않나"라며 "계속 후배한테 고춧가루나 뿌리는 건 당대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원로로서 졸렬하다"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