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로부터 상당한 양의 현금과 암호화폐 받아"
美 백악관 "허튼 소리…전적으로 IS 책임" 반박
◆…지난 22일 테러로 14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 앞에 경찰이 서 있다. <사진 로이터>
지난주 14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와 관련해 러시아가 사태의 배후는 우크라이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는 러시아의 말도 안 되는 선전"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테러가 우크라이나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구금된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압수한 물품과 금융 거래에 관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라며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상당한 양의 현금과 암호화폐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위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폭발물을 투척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 보건부는 전날 27일(현지시간) 143명의 사망자 명단을 발표했다.
테러 사태 이후 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들이 배후라고 밝혔으나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연루돼 있을 뿐 아니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자신들의 정부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IS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IS가 14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를 감행할 능력이 없다며 이는 서방의 미디어 선전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 같은 러시아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선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통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연장 IS 테러에 대해 크렘린궁과 러시아 정부의 선전전과 허튼소리에 대응하려고 한다"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비난을 돌리려 하지만 지난주 끔찍한 테러 공격의 전적인 책임이 IS에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이 이번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거듭 부인하고 있으며 미국과 프랑스는 이번 사태가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소행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연구협회 소속 전문가들 또한 IS가 기독교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대신하여 공격을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개입설을 주장하며 이번 테러 사건을 빌미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화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