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재 미 대사관 "극단주의자 공격 계획 경고"
러 외무부 "미국이 어떻게 미리 알았는지 의문 제기"
우크라 "러시아와 전쟁 벌이고 있어 총격 사건 무관"
◆…화염에 휩싸인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크로커스 시청 콘서트장. 사진=로이터통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모스크바 대형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에 따르면 IS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규모 행사를 공격한 후 현재 안전한 근거지로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주 전에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극단주의자'들이 모스크바에서 공격할 계획이 임박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인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최소 5명의 무장괴한이 침입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으며,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관객 100여명은 공연장 지하를 통해 황급히 대피했지만 일부 관객들은 건물 옥상에 갇혀 경찰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괴한들이 공연장 건물 내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과 총에 맞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영상이 담겨 있다. 러시아 현지 매체들은 일부 총격범들이 건물에 바리케이드를 쳤으며 화염에 휩싸인 공연장 지붕이 무너져 헬리콥터가 불길을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격사건이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테러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이라며 국제사회가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이 보유한 정보를 즉시 모스크바에 전달하도록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총격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 미하일로 포돌약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텔레그램에 "이번 사건과 우크라이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모든 건 전장에서 벌어지도록 결정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취재진과 만나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총격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