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근무시간 줄이고 양질 교육 제공해야”

전공의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업무량을 줄이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고 부연구위원은 "전공의 절반은 법정 상한 근로시간인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또 "의사인 동시에 피교육생인 전공의들이 양질의 임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수련기관 간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 취득 후 특정 과목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에서 진료와 교육을 병행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말한다.

개정 전공의법이 2017년에 시행됨에 따라 과거 주당 90시간 이상 일하던 전공의들의 법정 최대 근무시간은 80시간으로 줄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전공의들이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고 부연구위원은 "법정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과목의 전공의나 연차가 낮은 전공의일수록 법정 수련시간을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따라서 "실제 수련시간을 정확하게 계측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또 "수련시간이 짧아 전공의 수련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의 목표와 내용을 체계화할 것을 주문했다.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토론에서 "무엇보다 생각해야 할 것은 수련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그간 의료현장에서 이어져온 전통적인 도제 방식으로는 전공의들이 원하는 정도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작 논의의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토론회에 전공의가 참여했으면 좋았을 텐데, 같이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전공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수련이 가능하도록 수련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